뉴욕- 만성 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인 메실산 이마티니브(글리벡)를 무효화시키는 유전자상에 복수의 돌연변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UCLA(캘리포니아대학 로스엔젤레스) Charles Sawyers박사와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HHMI) 및 캘리포니아 대학(버클리) John Kuriyan박사팀은 만성 골수성백혈병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Cancer Cell(2:117-125)에 발표했다.

일부 CML 환자에 나타나는 메실산 이마티니브 내성에서 이러한 돌연변이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시사됨에 따라 CML에 대한 제 2세대 약제의 유효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15개 돌연변이 확인

CML은 혈구가 생성되는 동안에 발생하는 염색체의 이상으로 Abl-티로신키나제(Abl)라는 효소가 과잉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즉, 각각 다른 염색체상에 위치하는 ABL 유전자와 BCR 유전자가 융합함으로써 항상 활성화되는 하이브리드 BCR-ABL 효소가 발현된다.

그리고 이 효소의 비정상적인 활성으로 인해 CML의 특징인 백혈구 세포의 이상 증식이 일어나는 것이다.

Sawyers박사팀은 BCR-ABL 유전자상에 메실산 이마티니브 내성의 원인인 15개의 돌연변이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과거의 연구에서는 CML에 대한 뚜렷한 효과가 밝혀진 메실산 이마티니브에 대한 내성은 BCR-ABL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최신 지견은 이들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박사팀은 메실산 이마티니브에 초기에는 충분한 응답을 보였지만 나중에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했다.

박사팀에 의하면, 생화학적 시험을 통해 환자가 메실산 이마티니브에 응답했을 때에는 BCR-ABL 목표 단백질이 저해돼 있었지만, 나중에 재활성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 박사는 이들 환자의 일부에서 이 키나제 영역에 1개의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Kuriyan박사는 그 구조를 연구한 결과, 이 변이는 메실산 이마티니브가 BCR-ABL에 결합하여 작용을 저해하는 장소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Sawyers박사는 『이 초기의 연구 결과에서, BCR-ABL 유전자 속의 돌연변이에 대해 좀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체구조 항상 on 상태

Sawyers박사팀의 이번 연구에서는 CML의 스테이지가 서로 다른 32례를 대상으로 돌연변이를 탐색했다.

어느 환자나 메실산 이마티니브 내성을 나타내고 있었는데, Kuriyan박사팀은 이러한 변이를 분석하여 BCR-ABL 단백질의 전체 구조가 변이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밝혀냈다. 박사는 『돌연변이를 2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발견이다. 이 중 하나는 분명히 약제의 결합 부위 자체에 위치하여 결합을 억제한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단백질 전체에 흩어져 있어 약제의 결합 부위를 방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박사에 의하면, 이러한 변이는 BCR-ABL 단백질의 가동성을 변화시켜, 메실산 이마티니브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메실산 이마티니브와 결합하려면 효소의 키나제 영역이 일그러져 폐쇄된 상태로 불리는 불활성인 입체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박사는 지적한다.

그는 또 『메실산 이마티니브는 상이한 입체구조 사이를 갔다 왔다하는 사이클을 방해하도록 작용한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BCR-ABL의 입체 구조는 항상 ‘온(on)’ 상태가 되어, 메실산 이마티니브가 효소와 결합하여 오프(off) 상태를 유지하는 기회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약제 개선으로

Sawyers박사팀은, 클론의 선택성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세포가 메실산 이마티니브 내성을 획득한다고 말한다.

박사팀은 돌연변이를 일으킨 암 세포의 대부분은 메실산 이마티니브로 치료하는 도중에 제거되지만 이들 세포 중 일부가 살아 남아 재발하게 된다고 추정한다.

한편 약제 내성에 관한 다른 주장도 있다. 예를 들면, 암 세포가 약제의 배제법을 학습한다거나 약제가 다른 단백질에 의해 불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박사는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얻어진 지견에서 BCR-ABL에서의 돌연변이는 약제 내성의 가장 중요한 원인임을 강력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다른 내성 메커니즘을 제외시킬 수는 없지만 이러한 변이를 발견한 것은 명백한 증거의 발견이며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사는 또 『이러한 변이를 조사함으로써 차세대 약제의 개선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그 결과, 약제 내성을 최소로 억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사에 의하면 단기적으로는 돌연변이의 스크리닝이 최선의 치료법을 결정하기 위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개량된 메실산 이마티니브, 즉 내성을 극복하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키나제 저해제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약제내성 극복 위한 중요한 정보

Kuriyan박사는 『다중 변이에 의해 BCR-ABL의 입체 구조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약제 내성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사는 『메실산 이마티니브는 BCR-ABL의 불활성형 입체구조 중 하나만을 특이적으로 표적으로 하고 있지만,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아마 BCR-ABL는 메실산 이마티니브가 결합할 수 없는 별개의 활성형 입체구조를 취한다』고 보고 있다.

박사는 CML이나 HIV 감염증 등의 질환에서 나타나는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의 입체구조 변화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고 『단백질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상당히 많이 해명되고 있다.

그러나, 단백질이 있는 입체 구조에서 다른 구조로 변화하는 경우에 어떻게 자신을 왜곡할지, 또 이러한 왜곡을 컨트롤하는 것이 무엇인지라는 동력학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지견에서 프로테인키나제가 자신를 왜곡시키는 능력을 컨트롤하는 요인에 대해서 구조를 조사하는데 있어서 생물학자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가 새삼 강조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