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아의 급증

비만은 경제 수준의 발달과 생활 양식과 식생활의 변화로 서울과 부산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아 비만에 관한 보고를 비교하여 보면 소아 비만이 1980년 전에는 3.0% 이하이었으나, 1980년대 후반에는 9.8%로 현저하게 증가하여 1984년에 남아 9.0%, 여아 7.0%였고. 1988년에는 남아 15.4%, 여아 9.5%에 이르렀다.

1998년 대한 소아과학회에서 발표한 소아비만은 남아 10.7% 여아 7.3% (연령군 5-20세)이었으며, 남아에서 9-11세, 여아에서 9-10세에 가장 높으며 사춘기 이후에는 청소년 남아에서 비만율이 더 높았다.

1979년과 2002년 서울지역에서의 비만은 표준체중의 120%이상을 기준으로 비교하였을 때 남아 1.7%에서 17.9%로, 여아는 2.4%에서 10.9%로 증가하였다.

소아 비만의 급속한 증가는 1990년대 전후로, 서울 올림픽 개최, 국민 총생산 5000달러 도달, 패스트 푸드점의 국내 진출 시기 등과 맞물려 있다.

비만은 질병의 시작이다


소아 비만은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되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성인병이 일찍 나타나고 더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성인병은 지금까지는 개별적 질병으로 인식하여 치료하여 왔으나 이런 질병들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대사증후군으로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인슐린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이 감소되어 있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하여, 고혈압, 내당능 장애, 중성지방 증가, 고밀도 콜레스테롤 감소 등이 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사성 인자는 제 2형 당뇨병의 중요한 병인이며 동시에 심혈관 질환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이다.

이대 목동병원이 최근 4년 동안 소아 비만클리닉에 방문한 95 백분위수 이상의 비만아에서 생활습관과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를 조사했다.

생활습관을 보면 하루에 뛰어놀거나 운동하는 시간이 1시간 이하가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나머지 시간을 학원이나 학습지 등으로  공부하거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소비하고 있었다.

컴퓨터게임, 식생활의 변화, 지나친 방과 후 과외활동으로 우리나라 소아는 맘껏 뛰어 놀 시간이 없었다.

비만아에서 12시간 공복 후에 혈청지질(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 고밀도 콜레스테롤, 저밀도 콜레스테롤), 혈당, 혈중 인슐린 농도를 측정하고, 인슐린 저항성 지표를 계산했다.

비만아 88명 중 53명(60.2%)에서 하나 이상의 대사증후군의 위험 인자를 보였다.

고혈압은 14.8%, 중성지방  150 mg/dL 14.8%, 총콜레스테롤  200 mg/dL 26.1%, 고밀도 콜레스테롤  40 mg/dL 14.8%, 저밀도 콜레스테롤  130 mg/dL 12.5%이었으며 고인슐린혈증은 12.5%이었다.

BMI는 수축기 혈압(r=0.535), 고밀도 콜레스테롤(r=-0.214), 인슐린 농도(r=0.342), HOMA-IR(r=0.346), FIGR(r=0.329), QUICKI(r=-0.22)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인슐린 농도(r=0.233), HOMA-IR(r=0.234)은 수축기 혈압과, FIGR은 수축기 혈압(r=0.227) 및 저밀도 콜레스테롤(r=0.223)과, QUICKI는 혈당(r=-0.308)과 각각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선별검사에서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인슐린 저항성(HOMA-IR, FIGR)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성이 있는 인자는 BMI,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이었다.

 
 

비만, 가정과 학교 등 다각적 노력 필요

소아 비만클리닉을 방문하는 비만아에서 이미 대사증후군이 시작되고 있으므로 비만아에서 선별검사로 혈압, 지질, 혈당, 인슐린을 포함시키고 인슐린 저항성 지표를 계산하여 대사증후군의 위험 인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추적 관리해야 한다.

또한 비만 치료에서 행동수정, 식사조절, 운동 처방의 교육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선별검사를 시행하여 비만을  질병의 시작으로 인식하고 비만아 본인 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치료의 동기를 부여하여 자발적이며,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Reaven이 처음 제안했으며, 복부 비만과 심혈관 질환을 잇는 중요한 고리로 작용하며 인슐린 저항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2001년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 Adult Treatment Panel III(NCEP ATP III)에서 대사증후군을 새롭게 정의하여 임상적으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성인 기준을 제시했으며, 혈청 콜레스테롤 단독 관리보다 복부 비만 및 다른 대사증후군의 위험 인자를 포함한 대사 증후군의 포괄적 관리를 강조하였다.

미국인에서 NCEP ATP III의 기준을 적용했을 때 성인 남자는 24.0%, 여자는 23.4%에서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199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자료에 의하면 20세 이상 성인에서 대사증후군의 연령보정 유병률이 남자 19.9%, 여자 23.7%로 보고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아에서는 대사증후군의 합의된 기준이 없다. 소아에서 비만의 기준치, 대사성 인자들의 정상치, 허리와 둔부 둘레 등이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다양하다.
따라서 소아에서도 임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대사증후군의 진단 기준이 확립되어야 하겠고, 그에 따른 유병률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만율은 비만아동의 연령 지역, 비만의 기준에 따라 매우 다양하여 일률적으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비만의 기준으로 연령별, 성별 95 백분위수이상을 택할 때 외국자료나 과거의 자료와 비교하기 쉽다.

소아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점심을 단체 급식하는 학교가 많아 학교에서 운동시간을 늘리고 좋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은연중에 심어주는 보건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년 학년별로 학교체격검사가 실시되지만 전국적인 분석은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학교보건자료도 전국적으로 보관되고 학년과 생년월일을 참고로 하여 통계 처리하면 앞으로 비만아 뿐 아니라 소아의 건강과 체격을 비교 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쓰일 수 있다.

비만은  외견상의 문제가 아니며 질병의 시작이므로 가정, 학교, 의료진 뿐 아니라 보건의료 정책적으로도 관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