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라스】 아이오와대학 내과 James Mathew교수는, 고혈압 치료제 ramipril을 정상 혈압의 피험자 또는 고혈압이지만 컨트롤할 수 있는 피험자에 투여하면, 좌실비대(left ventricular hypertrophy, LVH)를 예방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고 Circulation誌(104:1315-1621)에 발표했다.

강압제가 심비대를 예방하고, 비대한 심장을 서서히 원래 크기로 되돌리며 나아가 심근경색·뇌졸중·울혈성 심부전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정상 혈압에서도 비대 예방

Ramipril는 ACE억제제의 일종으로 혈관을 확장시켜 혈관저항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피의 흐름이 원활해져 심장의 부담이 줄어든다.

원래는 강압제이지만 1991년에 미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후 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예방제로 적용이 확대됐다.

Ramipril에 관한 임상시험에서는 맥매스터대학(캐나다) Salim Yusuf박사와 캐나다의 심혈관질환(CVD) 연구팀이 실시한 HOPE(Heart Outcome Prevention Evaluation) 시험이 유명하다. Mathew교수는 이 시험의 연구자들과 협력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ramipril는 관동맥질환의 유무에 관계없이 혈압이 정상인 환자에서부터 혈압 컨트롤이 양호한 고혈압증환자까지 LVH의 예방 및 관해(regression)를 가져왔다.

LVH는 고혈압이나 판막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병태다. 심장의 부담이 증가하게 되어 심장의 펌프기능을 담당하는 좌심실이 비대해진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심근 섬유는 두꺼워져 이완되기 어렵게 된다.

그 결과, 심실내 용적은 좁아져 정상적인 순환에 필요한 심박출량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연구는 HOPE시험의 서브연구로, 8,281례의 환자를 대상으로 4년 6개월동안 실시됐다. 이 치험기간 동안 처음과 마지막에 심전도(ECG) 검사를 실시했다.

LVH가 예방 혹은 개선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또 과연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HOPE시험의 연구에서는 심혈관사고 위험이 높은 환자 9,500례를 대상으로, 표준적인 치료법에 ramipril를 추가시킨 군과 플라세보+비타민E군을 비교했다.

1999년에 발표된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ramipril군에서는 CVD로 인한 사망위험이 25%,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20%, 뇌졸중 이환 위험이 32% 각각 저하했다.

이번에 실시된 HOPE시험의 서브연구에서는 환자의 91.9%가 ramipril에 의해 LVH가 서서히 관해 또 예방할 수 있었다.

한편 이러한 결과는 혈압의 저하와 무관했다. LVH에 이환되지 않았거나 관해된 환자에서 뇌졸중·심근경색·CVD로 인한 사망의 발생률은 12.3%였다.

한편, LVH의 환자 및 LVH가 관해하지 않은 환자에서 나타난 비율은 15.8%였다.

울혈성 심부전의 발생률은 LVH 미이환·관해군에서는 9.3%, LVH이환·비관해군에서는 15.4%였다.
LVH의 관해는 혈압저하와는 무관했는데 교수는 ACE억제제가 LVH 관해에 직접 작용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CVD 환자의 예후는 LVH의 상태를 ECG로 관찰하면 추측할 수 있다.

ECG는 고혈압 환자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추천되고 있다. Mathew교수도 『혈압과 상관없이 ECG는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정기적인 평가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며 『LVH가 ECG나 심초음파에서 나타났다면 심질환 환자의 예후는 나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LVH를 관해시키면서 환자의 위험을 줄여주는 약제는 현재로서는 없다. ECG를 마커로서 이용해 LVH를 관해시켜 심혈관사고 및 CVD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가 있다. ECG는 실시가 간단하고 비교적 저렴하다』고 말했다.

플라세보군에서도 관해·예방

한편, 흥미로운 현상도 나타났다. 플라세보를 투여받은 환자의 90%에서도 LVH의 관해 혹은 예방효과가 밝혀진 것이다.

교수는 「신기한 현상」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번 치험에 참가한 피험자에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것은 아닌 것같다』고 말했다.

버밍검대학(영국) 순환기내과 Gregory Y. H. Lip교수는 관련논평에서 『이번 대규모 연구는 중요하다. 심질환 발병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LVH를 치료하는 것이 장점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 것으로 증명됐다.

고혈압이 없는 환자에게도 ACE억제제의 유용성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향후 ACE억제제의 작용기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 기전이 해명되면 CVD의 발병에 관해서도 많은 지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연구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플라세보군에서의 LVH의 관해는, 치험에서 어떠한 피험자를 표준으로 할 것인지가 문제를 제기했다. 표준 피험자란 치료에 적극적인 환자, 즉 면밀한 추적조사나 지도를 지키고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라는 어드바이스에도 잘 따르는 환자다. 이번 플라세보군 환자는 진정한 의미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군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그러나 ECG로는 LVH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하고 『ECG는 LVH를 스크리닝 하는데는 유용하지만 감도 및 특이도는 비교적 낮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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