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즈음이면 농민들의 한 해의 농사 준비가 시작된다. 농사를 업으로 삼는 사람부터 취미로 텃밭을 가꾸는 사람까지 봄은 신선한 작물을 직접 키우는 이들에게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밭일이나 나물 채취는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장시간 지속하기 때문에 근골격계에 무리를 준다. 대표적 근골격계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이다.

관절 연골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해 관절 기능을 저하시키는 퇴행성 관절염 주요 원인은 노화로 시간이 갈수록 증상은 악화된다. 

뼈에는 신경세포가 있어 충격이나 자극을 받으면 통증이 느껴지지만 연골은 신경세포가 없어 닳아 없어져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연골이 없어져 발생하는 통증은 뼈끼리 마찰되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 병기는 초기, 중기, 말기 3단계로 나뉘며 초기에는 통증이 있어도 휴식을 취하면 이내 증상이 가라 앉는다. 중기에는 가만히 있어도 무릎의 뻐근함을 느낄 수 있다.

연골이 거의 닳은 말기에는 약간만 움직여도 통증이 발생하며, 심하면 O자 다리 변형이 올 수 있어 신속한 증상 파악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단계 별 치료법은 다르다. 연골 손상이 경미한 초∙중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요법으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개인 관절에 맞춤 디자인돼야 수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사진]에 따르면 기존 인공관절(3세대)은 서양인 무릎을 토대로 설계돼 동양인에는 적합하지 않다. 

고 원장은 "좌식생활 문화를 가진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무릎뼈의 간격이 좁고 무릎 뒤쪽의 연결 뼈도 더 완만하다"면서 "기존 외국형 인공관절은 한국인 무릎 형태에 맞지 않아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 원장에 따르면 한국인 무릎 관절염 환자 1만 2,305명의 MRI를 분석한 결과, 서양인과 해부학적 차이가 확인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한국인 맞춤형 인공관절 PNK가 활용되고 있다. 인공관절 PNK는 한국인의 관절 크기와 연골 두께가 최적화됐다.

기존 인공관절의 고굴곡이 평균 120도 내외로 좌식생활에 불편했다면 PNK는 150도 고굴곡이 가능하고 마모율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연골 역할을 하는 베어링 호환 종류가 12가지로 보다 개인의 무릎에 맞춰 치료할 수 있다.

고 원장은 "봄철 농사 활동을 늘리는 농민들은 동일한 자세로 휴식없이 작업하기 때문에 관절에 부하가 더 클 수 있다"며 "가급적 관절 손상이 심하지 않은 시기에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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