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집안에서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가 흔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관련성이 밀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천재로 불리는 과학자나 예술가의 상당수가 정신질환을 앓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 공동 연구팀(김혜진, 안예은, 윤주현 연구원)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관련성을 분석해 정신학 분야 국제학술지(Psychiatry Research)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약 24만명. 이들의 직업 351개의 창의력 점수를 수치화하고 전장유전체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직업 별 창의력 점수와 관련하는 2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으며 이들이 뇌 조직,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변이는 정신장애와도 관련했으며,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했다.

다만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창의성과 정신장애에 항상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정신장애가 있으면 더 창의적이라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신장애에 취약하다는 속설과 다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유전적 변이는 전체 창의성의 약 7.5%를 설명할 뿐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지원사업, 신진중견연계사업,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서울대학교 헬스케어융합학과-분당서울대병원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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