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의 원활한 움직임과 하중 부담, 충격 흡수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연골. 하지만 반복적인 자극에 장기간 노출되면 연골이 마모된다. 

훼손된 연골량이 적으면 약물,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요법으로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 등의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모두 닳았다면 인공관절이 유일한 대안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모두 마모된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손상된 연골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관절은 정확도와 내 몸에 맞는 디자인을 사용해야 수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동서양 및 인종의 차이로 잘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한국인 맞춤형 디자인을 사용한 PNK 인공관절[사진]이 나와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PNK인공관절은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이 개발해 2022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리고 2023년 11월 미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국내외에서 기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미FDA의 '510k 인증'은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엄격한 과정을 거쳤음을 의미한다.

PNK는 ‘Preservation of Normal knee Kinematics’의 약자로 ‘정상 무릎 운동학의 유지’라는 뜻을 지닌다. 이름처럼 인공관절 수술 후 정상 무릎에 가깝게 가동성 개선을 도와주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한국인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에 근거한 만큼 PNK 인공관절을 한국인 맞춤형 인공관절이라고도 부른다. 서양인과 한국인의 무릎 형태의 차이점을 고려해 기존 외국산 제품보다 두께를 얇게 디자인한 특징을 갖고 있다.

PNK 인공관절은 동양인과 서양인의 무릎 크기 차이, 성별에 따른 모양, 곡률, 무릎의 구부러진 각도 등 기존 외국 제품과 차이점을 고려해 최대 150도 고굴곡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기존 3세대보다 다양한 12가지 베어링 호환 종류를 가지고 있어 개인 무릎에 최적화된 인공관절 선택이 가능하다.

더불어 마모율을 최소화하고 수명을 최대화하여 이른 나이에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공관절은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실제 무릎 관절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된다. 때문에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술을 받은 환자가 재수술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평균적인 인공관절 수술 시기는 60대 후반에서 70대이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질수록 인공관절 수술에서 인공관절의 ‘수명’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연세사랑병원과 PNK 인공관절을 공동개발한 스카이브에 따르면 PNK 인공관절은 같은 3세대 인공관절과 비교했을 때 낮은 마모율로 호평을 받았다.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연세사랑병원에서 PNK 인공관절로 수술한 환자의 상태를 분석한 결과 무릎 구부리기, 계단 오르기와 같은 관절 이용에 있어 움직임이 부드러워졌으며 이물감 없이 편한 사용감을 보였다. 

다양한 움직임에도 적은 통증과 높은 안전성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10월부터 신촌, 강남, 용신 세브란스 병원 정형외과, 고대 안암병원, 국제성모병원에서도 PNK 인공관절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PNK 인공관절의 해외 수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공관절은 크게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PS(PCL-Substituting) 타입과 후방십자인대를 보존하는 CR(Cruciate-Retaining) 타입으로 구분한다. PNK 인공관절은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PS 타입을 먼저 개발했다. 

대개 보존하는 방식이 좋으리라 생각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좌식문화 중 하나인 양반다리 습관은 후방십자인대를 제거하는 방식이 고굴곡으로 무릎을 구부리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PS 타입을 선개발 했으며, 국내 환자 90%는 PS 타입의 인공관절을 사용한다.

이후 개발한 CR 타입은 입식 생활이 주가 되는 서양권에서의 인공관절 시장 진출이 가능해 기대를 모은다. 서양권의 인공관절 점유율은 PS 타입이 51%, CR 타입이 48%다. PS 타입과 CR 타입 모두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NK 인공관절은 올해 미국 정형외과 학회 등에서 선을 보인 후 본격적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한국인 맞춤형 인공관절은 국내 환자들의 인공관절 수술 만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에는 개인별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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