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생활과 스트레스가 발생 원인으로 알려진 과민성장증후군. 이를 치료하는 유익 균이 발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이동호 교수 연구팀은 장속 균주의 하나인 로즈부리아 파에시스(Roseburia Faecis, 이하 R. Faecis)에 뛰어난 항염증 효과가 있다고 암예방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발표했다.
과민성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은 특별한 질환이나 해부학적인 이상 없이 주로 식사 이후 복부 통증과 불편감을 느끼고, 설사 혹은 변비 등 배변 습관에 이상을 보이는 만성적 증상의 집합을 말한다.
국내 유병률은 약 10%이며 스트레스, 염증, 장-뇌 신경계 이상, 장내세균 불균형이 유병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발생 기전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치료법도 마땅치 않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장 속의 특정 균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 이식하면 치료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R. Faecis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했다.
과민성장증후군을 유발한 쥐 모델에 이 균주를 13일간 투여해 장내 환경과 배변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복통 등 과민성장증후군의 중증도를 높이는 비만세포(mast cell) 수가 크게 감소하고 설사 증상이 개선됐다.
효과가 나타난 쥐의 분변 검사에서는 필수아미노산의 흡수와 관련한 유전자 발현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무너진 항상성(생물이 최적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도 회복됐다. 이같은 효과는 모두 수컷 쥐에서 뚜렷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R. Faecis가 프로바이오틱스의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R. Faecis 균주의 치료 효과 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의 선택에서 성차를 고려해야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인체 대상 임상시험 연구를 통해 과민성장증후군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