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분해능력이 낮을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 박찬순 임상강사 연구팀은 알코올 대사능력 및 하루 평균 음주량과 심방세동 발생의 관련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BMC Medicine)에 발표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은 뇌졸중, 치매, 심부전의 주요 위험인자다. 전세계 고령화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발생 원인은 흡연과 비만,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과 밀접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음주와는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개인의 알코올 대사능력 별로 다르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해 보기로 했다.

대상자는 영국 바이오뱅크의 약 40만명 데이터. 이들을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0g), 경~중등도 음주(30g 미만, 주종 불문 약 4잔 미만), 과음(30g 이상, 약 4잔 이상)으로 나누었다.

이어 이들을 알코올 대사능력의 지표인 다유전자 위험점수 별로 낮은 군과 보통 군, 높은 군으로 나눈 후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을 약 12년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은 과음자에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다. 또한 과음자에서는 알코올 대사능력과 심방세동이 반비례했다. 반면 경~중등도 음주자와 비음주자에서는 이같은 관련성은 없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알코올 대사능력은 동일 음주량에서 심방세동에 더 취약한 사람을 식별하는 데 도움되며, 진료 현장에서 금주를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코올 대사능력과 무관하게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은 유의하게 관련했다. 하루 평균 음주 1잔(알코올 8g)을 추가로 마실 경우 심방세동 위험은 1%씩 증가했다.

오세일 교수는 "사람마다 동일한 음주를 해도 심방세동 위험은 다르기에,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아 심방세동에 취약한 사람은 적극적 금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