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협심증과 함께 흉통이 발생한다. 다만 흉통은 협착되지 않아도 발생하기도 하는데 원인은 미세혈관에 있다.

미세혈관 문제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며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다만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팀(김소리, 김미나 교수)은 협심증 환자에서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과 부하에 따른 미세혈류 속도에 남녀 차이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심혈관질환 분야 국제학술지(Clinical Research in Cardiology)에 발표했다.

여성의 심장은 남성 보다 작아 한번 박동 시 전신으로 내보내는 혈류량이 적다. 따라서 휴식 시에도 적절한 심박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좌심실 박출률과 맥박수가 높다. 또한 남성에 비해 비특이적인 흉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미세혈관 장애 동반시 경과가 좋지 않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협심증 환자 가운데 관상동맥조영술에서 유의한 협착이 없는 환자 202명. 이들을 여성(138명)과 남성(64명)으로 나누고 미세혈관 기능장애 동반 비율과 관상동맥 확장 약물인 아데노신 투여 후 시간 별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약 40%에서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동반됐다. 이들 가운데 관상동맥 미세혈관장애 유병률은 여성에서 약 48% 높았다(46% 대 31%). 좌심실 질량에는 남녀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아데노신 주입 전에는 관상동맥 혈류 속도에 차이가 없었지만 주입 후 여성에서 천천히 증가한 반면 남성은 급증했다.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교수는 "산소 소비량과 좌심실 박출률이 더 높은데도 여성의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가 남성보다 느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별 차이가 처음으로 규명됐다"면서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에 따른 영향은 남성 보다 여성이 허혈성 손상 및 협심증 증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또 "세계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심장질환의 무증상 또는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 내원이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성별 간 질환과 증상 양상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에 근거한 진단과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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