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간질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인 간이식.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부족해지면서 생체 간이식이 주로 시행된다. 기증자 입장에서는 흉터와 통증이 적은 복강경절제술을 선호하는데 고난도 기술과 함께 안전성이 요구된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기증자의 복부에 직경 1cm의 구멍 3~5개를 뚫고 여기에 복강경 기구를 넣어 우측 간을 절제한 다음, 치골 상부의 작은 구멍으로 절제된 간을 빼내는 방법이다.

이런 가운데 간 기증자 복강경절제술의 안전 시행하려면 비만도·이식간 무게·수술 시간·해부학적 변이 등을 고려한 기준으로 간 기증자를 신중하게 선별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김상훈 교수팀은 국내 간 기증자를 대상으로 개복수술 전환율과 합병증 발생률, 그리고 수술 위험 요인을 분석해 외과학분야 국제학술지(Annals of Surgery)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서울아산병원과 경북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의 간 기증자 543명. 분석 결과, 복강경수술 도중 간문맥 손상, 출혈 등으로 개복수술로 전환된 비율은 1.7%였다. 개복수술 전환의 위험 요인은 간 기증자의 비만이었다(30kg/㎡ 이상).

수술 후 상처 부위 감염, 간문맥 혈전 등 경미한 합병증은 4.8%, 담관 협착, 담즙 누출 등 주요 합병증은 4.4%였다. 담도 협착, 담즙종 등의 담도 합병증 발생률은 3.5%였다.

주요 합병증과 담도 합병증 발생의 위험 요인은 이식 간이 700g 이상이거나 수술 시간이 400분 이상이었다. 담도 합병증 발생자 중 1명은 자연 치유됐으며, 18명은 중재술이나 재수술이 필요했다.

다만 이들 합병증은 복강경 간절제술 시행 초기에 발생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수술 건수가 누적되면서 적합한 기증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확립되고 의료진들의 노하우가 뒷받침되면서 합병증을 비롯한 개복수술 전환 등이 점차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복강경 간기증자 선별 기준으로 △기증자의 비만도(BMI)가 30 미만 △수혜자 체중 대비 간의 무게 비율이 1.0을 초과하면서 잔여 간 비율이 35%를 초과해야 하고 △혈관, 담즙(담관) 구조가 정상이고 △재건할 간정맥의 수가 적고 △이식간 무게가 700g 이하를 제시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지난해 시행한 기증자 복강경수술은 74건으로 총 누적 364건이다. 또한 이같은 선별 기준을 적용해 단 1건의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