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피화생과 정상 위점막의 차이[서울대병원]
장상피화생과 정상 위점막의 차이[서울대병원]

만성염증으로 위점막세포 손상돼 소장이나 대장의 세포로 대체된다는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 장상피화생을 가진 환자는 위암 위험이 6배까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발생과 진행 기전은 알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싱가포르국립대병원, 듀크-싱가포르국립대의대 공동연구팀이 위암으로 진행하는 장상피화생 세포의 특성을 파악하고, 아울러 위암 진행 고위험군 예측모델을 암 관련 국제학술지(Cancer Cell)에 발표했다.

공동연구팀은 장상피화생 환자의 위 조직 샘플로 유전물질을 분석(게놈프로파일링)해 장상피화생 발달 및 진행과 관련하는 암유발유전자(driver genes) 26개를 식별했다.

이 가운데 종양 관련 유전자 TP53 돌연변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줄기세포 행동조절 유전자 SOX9 돌연변이는 많이 관찰됐다.

특히 이 유전자는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면서 암 유발유전자 돌연변이 개수가 늘고 클론도 커졌다.

단일 세포 시퀀싱 분석에서는 장상피화생 장조직 내 일부 줄기세포 계통 클론이 초기 위암 세포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장상피화생 세포가 주변 미생물군 및 미세환경과 상호작용해 쉽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장상피화생의 아형(서브타입)도 발견됐다. 위 주요 부위에서 발견됐지만 위전정부(장과 인접한 위 하부) 형태와 유사했으며, 건강한 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구강 미생물을 보유했다.

또한 만성 염증 징후를 보였으며,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ARIDIA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되는 등 다른 장상피화생과 다른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장상피화생의 위암 진행 위험도를 식별하기 위해 유전적 특성과 환자 변수를 결합한 위암 진행 예측모델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예측모델의 민감도과 특이도는 각각 88.2%, 87.6%로, 임상 특성만 활용한 모델(각각 70.6%, 68.3%)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현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프로파일링 기술이 장상피화생 환자군의 위험을 비교적 정확하게 계층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하여 각각에 서로 다른 검사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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