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디스크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알려진 추간판탈출증과 척추신경을 누르는 척추관협착증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인대와 뼈가 두꺼워지는 등 퇴행성 변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신경이 눌리면서 저릿저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고령사회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척추관협착증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환자는 2021년 기준 185만 5천여명으로 5년새 약 13% 증가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좁아졌던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허리를 자주 숙이게 된다. 앉거나 누워있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이 신경을 압박하면 신경 주변에 염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거미줄 처럼 가느다란 섬유가 서로 들러붙는 유착이 심해진다.

섬유끼리 유착되면 신경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않아 염증과 통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유착 제거가 척추관협착증 치료의 핵심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허리통증은 대개 운동 및 물리치료와 함께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등 비수술적 치료를 활용한다.

힘찬병원 척추클리닉 김민규 원장[사진]에 따르면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근(뿌리)에 약물을 주입해 증상을 완화하는 주사시술이다. 

하지만 척추의 신경이나 디스크, 인대, 척추뼈 등 신경 주변 조직의 유착을 물리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어 신경성형술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1mm 직경의 초소형 카테터를 넣어 손상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제거하고 신경 유착을 풀어주는 방법"이라며 "유착이 심할 경우 박리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럴 땐 풍선확장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풍선을 부풀려 유착을 풀어어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치료법이다. 풍선으로 박리된 부위에 약물 투여하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풍선확장술 효과는 20여편의 논문에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진우 교수,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박진규 원장이 SCI(E)급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를 풍선확장술과 신경성형술 후 6개월 째 관찰한 결과 신경성형술은 개선효과가 시간이 갈수록 감소한 반면 풍선확장술은 6개월간 통증감소와 기능개선 효과가 지속됐고, 환자 만족도도 높았다.

김민규 원장은 "풍선확장술은 신경성형술 등 다른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 유착 부위를 넓게 제거할 수 있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재발률을 감소시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운동신경까지 손상돼 마비가 발생하거나 통증, 감각저하로 일상생활조차 힘들다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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