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시에는 암과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절제한다. 혹시 모를 전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림프액 순환이 원활치 못해 수술 후유증으로 팔이 붓는 림프부종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예측하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 성형외과 서현석 교수,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 연구팀은 림프액의 이동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림프동역함 검사법을 개발하고 이를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미국심장학회가 발간하는 심장학 분야 저널(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에 발표했다.

유방암 수술 후유증으로 림프부종이 나타난 환자들은 팔이 붓고 땡땡해지는 증상을 느낀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림프부종이 심하면 미용 뿐만 아니라 신체 기능에도 악영향을 줘 일상생활이 힘들어져 되도록 조기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그 동안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고 있는지 조기 검사하는 방법은 없었다.

이 검사법은 림프관에 형광 조영제를 주입해 림프관 마디 수축 시 림프액과 함께 다음 마디로 이동하는 패턴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하고, 심전도 검사처럼 그래프로 보여준다.

심전도 검사와 림프 동역학 검사 비교[서울아산병원]
심전도 검사와 림프 동역학 검사 비교[서울아산병원]

림프액 흐름이 정상적이라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 역시 일정한 규칙성을 보이이지만 흐름이 막혀있다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도 불규칙해진다.

연구팀은 수술로 오른쪽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한 유방암 환자와 비슷한 조건의 동물을 대상으로 이 검사법의 효과를 검증했다.

형광 림프관 조영제를 동물의 좌우 팔에 각각 주입하고 조영제 흐름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한 결과, 정상인 왼쪽 팔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일정한 주기와 파형을 보였다. 

하지만 림프액 흐름이 막힌 오른쪽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규칙적이지 않았다. 이러한 신호 그래프는 겨드랑이와 멀리 떨어진 손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재용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림프 동역학 검사법이 실제 환자에 적용될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는 림프액 순환 장애 초기 단계도 발견이 가능해 부종이 더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서현석 교수에 따르면 림프액 순환 장애는 최근 치매, 비만, 소화기관 염증, 심근염, 녹내장 등 다양한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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