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고위험환자는 뇌조직에 미세한 변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조기 진단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문선영 교수팀은 뇌자기공명영상(MRI)의 질감 분석으로 조현병을 조기진단할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발표했다.

과거 정신분열병으로도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및 행동 등의 증상과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이다. 발생과 함께 회백질 감소 등 다양한 뇌조직이 변화된다.

질감분석이란 MRI(자기공명영상)를 구성하는 3차원 단위(복셀) 중 인접한 단위의 상호관계를 조사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뇌조직의 부피 변화나 신호 강도에 기반한 분석으로 감지 불가능한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

연구대상자는 초발 정신증군(조현병 초기 101명), 정신증 고위험군(조현병 전단계 85명), 대조군(147명). 분석 결과, 대조군 대비 초발정신증군에서 전두엽을 비롯한 뇌 부위에서 회색질 부피 및 두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반면 정신증 고위험군에서는 회색질 부피 및 두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전두엽 부위에서 회색질의 복잡성 및 상호의존정도을 반영하는 질감지표가 대조군 및 초발정신증군에 비해 뚜렷하게 나타났다.

IMC1 지표는 뇌조직의 국소영역의 복잡성이 크고, 영역 간 상호의존정도가 적을수록 높아진다. 또한 전두엽 회색질 국소영역이 복잡할 수록 양성 증상 정도가 적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연구팀은 "정신증 고위험군에서는 환경에 따라 신경구조가 달라지는 신경가소성인 '피질재구성' 현상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회색질의 부피와 두께의 변화가 없어도 질감분석으로 미세한 회색질 변화를 포착해 조기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선영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조기 정신증 환자의 뇌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보다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시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권준수 교수는 "정신증 고위험군을 비롯한 조기 정신증에서 일어나는 초기의 뇌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초기 진단 및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감 분석은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이 정신병으로 전환을 조기에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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