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뇌질환으로 알려진 조현병(schizophrenia). 국내 환자의 16%인 3천 5백여명은 치료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 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조현병 환자는 21만 4,017명이며 이 가운데 3,575명은 1년간 건강보험 청구내역이 없다. 사실상 약물치료 방치상태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청구내역이 있는 조현병 환자 중 대부분은 복용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경구치료제만 이용하고 있다. 더구나 1~6개월에 한번 투약하는 주사제 처방 인원은 2만 9,744명으로 14%에 불과했다.

조현병 환자의 약제 접근성이 어려운 이유로 전문가들은 치료 인식의 부족을 꼽는다. 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병철 교수는 "좋은 약제가 급여되면 암환자는 직접 맞으러 가는 반면 조현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20년부터 정신질환자에 대한 급성기 치료활성화 · 병원 기반 사례관리와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각각 10%와 3%로 저조한 편이다. 

조현병 환자의 약 절반이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취약계층이라는 점도 약제 접근성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본인부담률은 낮지만 이마저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조현병 환자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다른 환자에 비해 치료접근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조현병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제때,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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