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발생하는 지주막하출혈. 발생률은 매년 10만명 당 10명이며 이 가운데 2~3명은 중증이다.

중증 환자의 사망률은 30~40%이며, 생존하더라도 절반 이상은 중증 장애를 갖게 된다. 이런 가운데 중증 지주막하출혈에는 묶음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중환자 다학제 연구팀(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영상의학과 최영훈 전임의·신경외과 뇌혈관팀)은 중증 지주막하출혈 환자를 대상으로 묶음치료의 효과를 분석해 신경중환자의학 국제학술지(Neurocritical Care)에 발표했다.

묶음치료란 3~5개의 핵심 치료를 체계적으로 조합해 환자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미국의료질향상연구소(US IHI)가 제안했다.

묶음치료의 핵심내용은 ▲조기 뇌압 감시와 ▲파열된 동맥류 조기 치료 ▲신경계 감시 ▲신경계 감시를 통한 지연성 허혈 조기 진단 및 치료 ▲지주막하출혈과 관련된 내과적 문제의 체계적 관리 등이다.

이번 연구 대상환자는 지주막하출혈환자 90명. 이들을 묶음치료 적용군(43명)과 기존 치료군(47명)으로 나누고 6개월 후 사망률과 회복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묶음치료군의 6개월 사망률이 약 절반 낮았고(14.3% 대 27.3%), 독립적으로 생활할 만큼 회복하는 비율도 약 2배 높았다(46.4% 대 20.7%).

이같은 회복률에 작용하는 주요 요인은 '묶음 치료'와 '초기 동공 반사 유지'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묶음치료 받은 환자의 독립적 생활 가능성은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14배 이상 높았다.

또한 초기에 동공반사가 없는 환자 중에서 묶음치료 후 회복된 환자는 61.5%이며 이 가운데 23%는 신경학적으로 양호한 경과를 보였다. 반면 묶음치료받지 않은 환자는 동공반사 회복률이 23%였으며, 치료경과도 좋지 않았다.

하은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신경외과 중환자 전문의와 뇌혈관팀, 중환자 간호팀의 긴밀한 협업과 피드백을 통해 성공적으로 도입한 묶음 치료 방식이 중증 지주막하출혈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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