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발생 부위에 따라 심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 뇌와 심장의 상호작용 증거가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 심장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 서우근 신경과 교수, 이미징센터 박성지 순환기내과 교수, 영상의학과 정다다 임상강사 연구팀은 급성뇌경색 환자의 좌심실 기능과 뇌경색 병변 위치의 지형학적 연관성을 시각화해 미국심장협회지(JAHA)에 발표했다.

뇌는 심장자율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뇌손상이 발생하면 심장 기능 장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해 왔다. 하지만 직접 관련하는 부위는 보고된 적이 없다. 특히 심장 기능이 정상이라도 뇌졸중 이후 나빠지는 경우가 있는 만큼 정확한 관련성 파악이 숙젯거리였다.

연구팀은 뇌 표면의 각 영역마다 신체의 근육 및 감각기관과 연결된 신경 경로가 있다는 호문쿨루스(homounculus)에 착안해, 대뇌 피질에 심장 기능을 조절하는 특정 부위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해 보기로 했다.

연구 대상자는 뇌경색환자 286명. 이들은 좌심실 구출률이 50%이상으로 심장기능이 정상범위였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병변 위치를 지형화해 좌심실 기능과 뇌 병변 부위를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 뇌의 우측 뇌섬엽(insula) 및 주변 영역, 그리고 좌측 정수리 피질(parietal cortex)이 좌심실의 전반적인 종축 움직임 변화(left ventricular global longitudinal strain)와 관련했다.

좌심실을 세 부위로 나누어 분석하자 좌심실 움직임에 변화가 발생한 부위에 따라 뇌의 손상 영역도 달랐다. 빨간색(정점), 주황색, 노란색(기저부)[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좌심실을 세 부위로 나누어 분석하자 좌심실 움직임에 변화가 발생한 부위에 따라 뇌의 손상 영역도 달랐다. 빨간색(정점), 주황색, 노란색(기저부)[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또한 이러한 변화가 좌심실의 정점(apex)에서 기저부(base)로 갈수록 뇌경색 병변 패턴에 차이를 보였다. 즉 우반구(right hemisphere)에서는 우측 뇌섬엽의 부리쪽(rostral)에서 꼬리쪽(caudal)으로, 좌반구(left hemisphere)에서는 두정(parietal)영역에서 측두(temporal)영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에 근거해 "뇌-심장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섬엽 부위의 손상이 기저 심장질환이 없는 뇌졸중 환자의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뇌섬엽 이외에도 좌측 정수리 피질이 뇌-심장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라는 새로운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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