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치료 효과가 좋으면 위축된 뇌신경 세포도 빠르게 회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김재원 교수팀은 항우울제와 뇌의 신경생물학적 변화의 관련성을 분석해 미국의사협회지(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 환자에는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가 우선 처방된다. 다만 증상이 완화되는 관해율이 55%이고, 인지요법 등을 병행해도 60%정도라 약물효능을 높여야 하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울증 호전과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이해하고 치료 지표를 규명해야 하는데 현재 관련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우울증 청소년환자 95명. 이들과 우울증이 없는 청소년 57명을 비교해 SSRI가 뇌신경생물학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우울증군에는 에시탈로프람을 8주간 투여하고, 치료 전후에 소아청소년 우울증 평가 도구(CDRS-R)로 증상을 평가했다. 아울러 뇌MRI(자기공명영상)와 기능MRI 데이터도 수집했다.

우울증이 치료 전 보다 40% 이상 줄어든 환자군을 반응군, 그렇지 않은 환자군은 비반응군으로 나눈 다음, 우울증 변화와 정서 조절 및 인지 통제에 관여하는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부피, 그리고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 변화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 청소년의 약 54%가 항우울제 치료 후 우울 증상이 개선된 치료반응군으로 분류됐으며, 이들은 비반응군에 비해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부피가 늘어났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의 전전두피질 부피 감소는 신경 위축과 관련 있다"면서 "항우울제 치료 후 위축된 신경 세포의 회복과 관련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치료반응군에서는 배외측 전전두피질과 상전두이랑(superior frontal gyrus) 및 복내측 전전두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 사이의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기 기능적 연결성은 정서나 인지 기능의 통제가 활성화되지 않는 뇌의 휴식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만큼 우울증 청소년이 치료 후 보다 편안한 뇌 연결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번 연구에서는 우울증 호전율이 높을수록 배외측 전전두피질 부피는 증가하고, 기능적 연결성은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우울제 치료가 청소년 우울증에서 정서 조절 및 인지 통제를 담당하는 뇌 구조 및 기능적 연결성의 변화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결과”라며 “뇌 구조 및 기능적 연결성의 변화 관련 데이터가 향후 항우울제 치료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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