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억제치료 반응이 좋아 치료 경과가 양호하다는 호르몬수용체 양성(HR+)/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음성(HER2-) 유방암. 다만 재발·전이 유방암의 경우 호르몬 저항성인 내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내성을 일으키는 원인이 발견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삼성유전체연구소 박경희 연구원,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이경훈 교수, 화이자 정옌 칸(Zhengyan Kan) 박사 공동 연구팀은 재발·전이 유방암 표적치료제 팔보시클립에 대한 내성 환자 특징을 발견, 게놈 메디신(Genome Medicine)에 발표했다.

팔보시클립은 암의 생장에 관여하는 CDK4(cyclin-dependent kinase 4)와 CDK6(cyclin-dependent kinase 6)라는 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유방암 중 가장 흔한 HR+/HER2- 유방암에 내분비요법과 병용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재발 및 전이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물 반응을 보이지 않는 비율이 25%에 이른다. 또한 반응이 있어도 내성으로 병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연구팀은 약물 내성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팔보시클립과 풀베스트란트,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여받은 재발·전이 유방암 환자 89명을 대상으로 종양 조직의 유전자를 검사했다. 대상자는 평균 45세, 무진행생존기간은 평균 15개월이며, 72%에서 병이 진행되고 있었다.

검사 결과, 상동 재조합 결핍(HRD)과 에스트로겐 반응으로 인한 유전체 반흔(Genomic Scar)이 치료 경과를 가늠하는 바이오마커로 나타났다. HRD란 손상된 DNA의 수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HRD에는 유전성 유방암의 원인인 BRCA1과 2 유전자 돌연변이가 주로 기여하지만 유전성 뿐 아니라 치료 전후의 종양 돌연변이도 내성에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양증식 억제와 관련 있는 TP53 유전자의 변이가 고(高) HRD 와 합쳐질 때 항암제 내성을 촉진해 치료 경과를 나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유전자 돌연변이에 관여하는 효소인 APOBEC을 매개로 한 RB1, ESR1, PTEN, KMT2C의 유전자 변형도 병의 진행과 밀접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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