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발견과 치료제 개발 덕분에 암 생존자 100만명 시대가 됐지만 암환자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질환 치료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공동제1저자)·이소영(공동제1저자)·윤종찬(교신저자)교수팀과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공동교신저자)팀은 우리나라 고혈압 동반 암환자의 3분의 2가 혈압약 복용률이 낮아 심혈관질환 입원치료와 사망률이 높다고 미국심장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2002~2013년) 중 고혈압치료제 처방 암환자 1만 9,246명. 약물요법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약물소지율(Medication Possession Ratio, MPR)를 이용했다.
약물소지율이란 약물복용일수를 처방일수로 나눈 비율로서 대개 80% 이상을 양호로 간주다. 양호군(80% 이상), 보통군(50%~ 80% 미만), 나쁜군(50% 미만)으로 나누고 전체 및 심혈관 사망률을 평균 8.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3분의 2(66%)가 고혈압치료제를 잘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나쁜군이 44%, 보통군이 26%를 차지했다.
연령 별로는 20~24세가 82%로 가장 높고, 25~29세가 84%, 30~34세의 73%가 나쁜군에 해당돼 젊은환자일수록 복약순응도가 낮았다.
추적관찰 기간 중 사망자는 2,752명, 심혈관사고는 6,057건 발생했다. 복약순응도 양호군 대비 보통군과 나쁜군의 사망률은 각각 1.85배, 2.19배, 심혈관 사망률은 1.72배, 1.71배 높았다. 심혈관 사고도 1.33배, 1.34배 높았다.
정미향 교수는 "항암제 개발에 힘입어 많은 암환자들의 생존기간이 늘어났지만 암 치료와 재발에 신경 쓰느라 고혈압 관리는 종종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어려운 암치료에 성공해도 고혈압 관리를 하지 못하면 입원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심혈관질환까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고혈압약 복용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