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이 전이되는 대표 장기로는 폐와 간, 뼈 등이다. 실제로 유방암 사망 원인은 전이된 암이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문형곤 교수팀(허우행 연구원)은 한국인 유방암의 간 전이 메커니즘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고 미국암학회지(Molecular Cancer Research)에 발표했다.

유방암은 2023년 세계 여성암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유방암 원격전이가 2번째로 높은 부위는 간이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생존 자료를 분석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간에 발생하는 전이는 뼈나 폐에 발생하는 전이보다 치료하기 힘들고 상대적으로 생존기간도 짧다. 연구모델도 없어 간 전이 메커니즘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활용한 동물모델은 전이 유무와 전이 기관이 다른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유래 이종이식(PDX) 마우스. 암세포가 원격 장기에 도달하기 전부터 특정 장기가 암세포를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는 과정인 전이 전 니쉬(pre-metastatic niche)를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이가 발생한 간 미세환경에서 CX3CR1 유전자가 증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CX3CR1 발현의 증가는 암세포 전이 이전에 발생했다. 연구팀은 "간의 혈관 내피세포에서 발현·분비되는 CX3CL1로 인해 CX3CR1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간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X3CL1-CX3CR1 신호전달은 CX3CR1을 발현하는 대식세포에서 MMP9 단백질 발현의 증가를 촉진했고, 이는 유방암세포가 간으로 이동하고 침윤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CX3CR1 발현율은 폐 전이에 비해 간 전이 유방암 환자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CX3CR1 발현 증가가 유방암의 간 전이에 특이적 유전자 조절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혈장 내 CX3CL1 농도가 간 전이에 의한 사망률 및 발생률과 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암세포가 분비한 세포밖 소포체가 간 조직에서 CX3CL1이라는 특정 면역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 단백질에 의해 CX3CR1 수용체를 가진 면역세포가 간 조직으로 유도되면서 암세포가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허우행 박사는 "유방암 환자의 혈액에서 CX3CL1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하면 향후 간 전이가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표적치료 전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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