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절기상 8월 8일은 가을이 시작한다는 입추(立秋)이지만 당분간 살인적인 폭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여름철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폭염으로 가정집은 물론 사무실, 지하철, 식당 등 실내 대부분은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어 외부와 달리 실내는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낄 정도로 추운 곳이 많다. 

고온의 실외에서 에어콘 가동되는 실내에 들어오면 처음에는 시원하지만 오래 있으면 신체는 급격한 온도 차로 겨울철 못지않게 어깨나 허리, 무릎관절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악화되기 쉽다.

혈액순환 장애와 근육과 인대 경직으로 어깨, 허리, 무릎 등 관절통을 일으키는 관절 냉방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관절 주변 근육이 위축되고 뼈 사이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어 제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관절 냉방병은 냉방기를 틀고 수면할 때 발생하기 쉽다. 대부분 냉기 방향을 얼굴이 아닌 몸통 쪽으로 하는 만큼 장기와 근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밤새 경직된 근육과 혈관은 다음날에도 냉방시설에 반복 노출되면서 관절 통증은 심해진다. 밤잠도 설치기 때문에 통증억제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울예스병원 양재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사진)에 따르면 냉방병 증상은 여성이나 노약자에 많이 발생한다. 

양 원장은 "뼈와 인대, 관절, 디스크가 약하거나 퇴행된 상태에서 온도 차가 큰 환경에서는 통증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라면서 "요즘처럼 불볕더위에 뼈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어 "마트나 사무실 등 에어컨 냉방기기에 하루 종일 노출돼 있다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실내에서도 가벼운 가디건 등을 걸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인다.

집에서는 냉방기기를 한 시간에 5분씩이라도 작동을 멈추고 환기시키고, 바람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소 요통이나 관절통이 있다면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양 원장은 냉방병을 막기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귀가 후에는 이열치열 효과로 통증있는 어깨나 허리 등의 혈액순환을 위해 반신욕이나 온찜질이 바람직하다. 통증 억제 호르몬인 엔도르핀 생성을 위해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잠들기 전에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잠자리에 들면 관절 통증도 예방하고 숙면에도 도움된다.베개 높이는 목 보호를 위해 6~8cm로 낮게 하고 심장보다 다리를 높이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통증과 피로를 줄일 수 있다."

관절 냉방병은 대부분 휴식이나 따뜻한 찜질만으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 등 만성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 드물게는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는 만큼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양 원장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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