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종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 전이 방광암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연구팀은 CUDC-907가 농도에 비례해 전이 방광암 세포를 감소시키고 전이도 억제한다고 국제종양학저널(Oncology Reports)에 발표했다.
방광암은 전립선암, 신장암에 이어 비뇨기계 암으로는 세 번째로 발생률이 높은 악성종양이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많고, 최근 고령화와 건강검진 증가로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광암은 임파선, 폐와 등 다른 장기로 퍼지는 전이성 암으로 진행되면 완치가 매우 어렵다. 최근에 나온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등도 전이 방광암 환자 생존율 향상에 역부족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약물을 발견하기 위해 3차원 스페로이드 모델을 활용했다. 스페로이드란 3차원으로 배양된 세포의 원형 집합체다. 배양 접시에서 2차원으로 배양한 세포와 달리 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매우 유사하게 반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3차원 스페로이드 모델은 생체 조직과 유사성이 높고, 동물모델에 비해 윤리적·경제적 부담이 적어 질환 모델링, 질병 메커니즘 연구,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3차원 스페로이드모델로 CUDC-907가 방광암 스페로이드의 성장과 이동성 및 침윤성을 억제하는지 여부와 메커니즘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CUDC-907은 거대 B세포 림프종, 갑상선암, 유방암 등에서 임상연구가 진행된 바 있지만 방광암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CUDC-907은 농도에 따라 방광암 스페로이드의 크기 및 세포 생존율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이동성과 침윤성도 크게 억제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CUDC-907의 항암 메커니즘이 암세포 전이에서 중요한 '상피-간엽 이행'을 억제하고,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상철 교수는 "방광암 스페로이드 모델로 난치 질환인 전이성 방광암에서 항암 내성 기전을 극복하는 새로운 약제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