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화 수치가 높은 혈관질환은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진 가운데 정반대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순환기내과 장성아 교수는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 영상의학과 김성목 교수는 심장CT(컴퓨터단층촬영)로 칼슘의 분포와 정도를 구별하자 석회화 수치가 낮은 환자에서 수술 후 증상 개선이 늦고, 재입원 빈도 역시 높다고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에 발표했다.

심혈관질환에서 석회화 수치는 병의 진행이나 만성화 상태를 의미한다. 혈관질환에서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된다.  기존에는 엑스레이(X-ray) 검사에서 심낭의 심한 석회화가 보이면 심낭염의 악화 정도가 심하다고 평가했다. 경과도 나쁘다는 보고도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교착성 심낭염으로 심낭제거수술을 받은 환자 98명. 교착성 심낭염이란 염증으로 인해 심장을 감싸는 주머니 모양의 얇은 막(심낭) 두 겹이 딱딱해지고두꺼워지면서 서로 들러 붙는 질환이다.

심장근육의 움직임을 방해해 호흡곤란, 부종, 반복적 흉수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진행되면 다장기 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약물치료가 우선이지만 효과가 없을 경우 심장근육에서 심낭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잦고 혈관 유착으로 출혈도 자주 발생한다. 기존에는 석회화가 높으면 경과가 나쁘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낮은 환자에서 재발과 입원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평균 172주간 추적관찰해 석회화 수치와 수술 결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심낭제거수술 후 심부전 재입원율은 25%였다. CT로 측정한 석회화 수치 7.22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수술 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0% 낮았다. 

칼슘 수치가 낮은 군(37명)과 높은 그룹(61명)으로 나누어 비교해도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각각 43.2%, 14.7%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같은 차이점에 대해 교수팀은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는 심낭염의 활동성 염증시기가 만성 상태라서 수술하는 편이 낫다. 반면 낮은 환자는 염증세포가 활동하는 상태로 수술 이후에 염증세포가 재활성되거나 섬유화가 진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성아 교수는 "심낭제거수술은 상당수의 교착성 심낭염환자를 완치에 가까울 만큼 호전시킬 수도 있지만 경과 예측이 어렵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이번 연구가 수술 경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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