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전에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특히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병권 교수·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병규 교수·산부인과 육진성 교수팀은 최근 한국 여성의 조기 자궁절제술과 심혈관질환 위험의 관련성을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심뇌혈관질환은 전세계 여성의 최대 36%가 경험하며 여성 사망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폐경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급증한다고 알려져 있다. 

월경 중단으로 헤마토크리트(혈액 속 적혈구 비율)와 저장 철분 수치가 상승해 혈액 점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적혈구가 응집해 혈전이 형성되면 동맥경화증도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월경이 '정기적 사혈(혈액을 뽑아내는 것)' 효과를 일으켜 가임기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을 억제한다는 가정 하에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을 비교했다.

연구 대상자는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에서 40대 여성(평균 45세) 13만 5천여명을 선별해 자궁절제술군과 비절제술군 각각 5만 5,539명을 비교했다.

이들을 약 8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10만명 당 연간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은 자궁절제술군에서 25% 높게 나타났다(115건 대 96건, 위험비 1.25; 95% 신뢰구간 1.09-1.44). 

심근경색 및 관상동맥 재관류술의 발생률은 양쪽군이 비슷했지만 뇌졸중 위험은 자궁절제술군에서 약 30% 높았다(1.31, 1.12-1.53).

이병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월경이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의 보호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따라서 폐경은 혈액 흐름의 특성, 즉 혈유변학적 변화를 일으켜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높아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월경하는 여성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헌혈하는 성인에서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훨씬 적다는 이전의 연구와도 궤를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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