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불일치나 적합성 차이로 신장이식이 어려운 경우 탈감작이라는 치료를 한다. 혈액 속 항체를 없애 이식 실패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탈감작 치료에도 불구하고 이식 부적합으로 인해 신장 이식이 어려운 경우 공여자 교환이식이 해결책이 된 사례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하종원·민상일·정창욱·육형동·이하정·김용철 교수팀은 지난해 1월 신장 공여자 교환 이식을 진행한 두 쌍의 이식 환자와 가족이 현재 원활한 이식 신장 기능을 보이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신장 공여자 교환이식이란 선정된 장기 기증자와 수여자 간 혈액형 및 적합성이 다르거나 림프구 교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는 등 이식 실패의 우려가 클 때 시행하는 방법으로 지난 1991년 국내 도입됐다.

                               신장 교환이식 모식도(서울대병원 제공)
                               신장 교환이식 모식도(서울대병원 제공)

하지만 면역억제제의 발전과 탈감작 치료의 본격화로 면역 부적합 환자들의 신장 이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활발하게 시행되지 못했다.

이번 공여자 교환 대상자는 탈감작 치료에도 불구하고 면역 부적합 상태를 해결하지 못한 환자 2명. 모두 가족으로부터 신장을 공여받았으나 재이식이 필요한 상황. 배우자로부터 공여 재이식을 준비 중이었지만 이식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의료진은 같은 날 수술이 예정되어 있던 두 환자에게 공여자 교환 이식을 제안했다. 환자 A씨는 환자 B씨의 공여자에게, 환자 B씨는 환자 A씨의 공여자에게 각각 신장을 이식받는 방법이었다.

다행히 교환 이식 교차반응 검사에서 항체가 모두 음성으로 나오면서 두 환자는 공여자 교환 이식이 가능했고 신장 이식에 성공했다. 

병원에 따르면 환자들은 모두 순조롭게 회복해 1년 이상 지난 현재도 이식받은 신장이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이번 공여자 교환 이식 성공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의료진의 우수한 상황 판단과 신장이식 3,476례에 달하는 뛰어난 술기로 만들어낸 최적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식혈관외과 하종원 교수는 "수차례 이식받은 재이식 및 고위험군 환자는 기증자가 있어도 탈감작 치료만으로는 성공적인 이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탈감작 치료를 병합한 공여자 교환 신장 이식이 단일 병원을 넘어 여러 병원 간에도 활성화된다면 더욱 안전하고 성공적인 신장 이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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