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병치료약물의 중심이 3중 작용제(트리아고니스트)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지난달 23일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글루코스의존성 인슐린유사 폴리펩타이드(GIP), 글루코스유사 펩타이드(GLP)-1, 글루카곤(GCG)의 3개 수용체에 작용하는 트리아고니스트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의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주 1회 피하주사제형으로 고용량 투여시 기존 인크레틴제를 웃도는 우수한 감량, 혈당개선 외에 간지방대사 개선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비만과 당뇨병치료에 GCG수용체를 자극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듀크대학병원 데이비드 달레시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술린은 혈당강하, GCG는 혈당상승, 그리고 물질대사를 합성하는 동화작용을 GCG는 혈당상승, 물질대사를 분해하는 이화작용, 그리고 길항작용으로 혈당을 유지시킨다.

하지만 고지방식이 비만 마우스에서 GLP-1수용체 자극에 GCG수용체 자극을 추가하자 체중이 줄고 고혈당없이 내당능은 정상화되고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줄어들었다. 이는 음식 섭취 감소와 에너지 소비 덕분이다.

임상적으로도 이를 입증하는 데이터가 나왔다. GCG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최초의 인크레틴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약물요법 체중감량 효과 비만수술과 비슷

레타트루타이드의 효과는 비만수술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일대학 연구팀은 레타트루타이드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 48주 후 고용량 투여군에서 20% 이상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효과는 약물 투여량에 비례했다고 국제학술지 NEJM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2형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비만 성인 338명. 이들을 위약군과 레타트루타이드 8mg군, 12mg군으로 나누고 시험시작 후 평균 체중변화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24주 후 위약군은 -1.6%인데 비해 레타트루타이드 8mg군, 12mg군에서는 각각 -17.3%, -17.5%로 우수했다. 48주 후에는 위약군이 -2.1%인데 비해 레타트루타이드군은 각각 -22.8%, -24.2%였다. 

또한 트레트라타이드는 48주 후 미식품의약국(FDA)가 제시한 비만치료 효과 범위인 평균 체중감소율 5% 이상을 달성했다. 12mg군에서는 10% 이상 달성률 93%, 20% 이상은 63%, 25% 이상은 48%였으며, 30% 이상 달성도 26%에 달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정도의 감량효과는 기존 비만수술 외에는 얻어지지 않았다.

혈압, 지질수치 등 개선 심혈관대사에도 효과

또한 허리둘레, 수축기/확장기 혈압,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인슐린, HDL-콜레스테롤을 제외한 지질 수치도 개선되는 등 심혈관대사에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안전성은 GLP-1수용체작동제, GLP-GLP-1수용체작동제와 유사했다. 주요 부작용은 오심, 구토, 식욕저하, 설사, 변비 등 위장장애이며 대부분 경도~중등도였다.

지방간 80% 감소, 비알코올지방간 소실률 85% 넘어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 아룬 사니얄 박사는 비알코올지방간질환(NAFLD)을 동반하는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레타트루타이드의 효과를 분석, 보고했다.

NAFLD는 NASH(비알코올지방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섬유증 유무에 상관없이 지방증, 염증, 간세포상해가 발생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승인된 NASH치료제는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GLP-1수용체작동제 등이 지방간을 30% 감소시키고, NASH를 조직학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유망한 성적이 나오면서 치료제 탄생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분석 대상자는 간지방이 10% 이상인 비만환자 98명. 이들을 위약군, 레타트루타이드 1mg, 4mg, 8mg, 12mg군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시험시작 이후 간지방의 평균 변화율은 위약군이 +0.3%인데 비해 레타트루타이드군은 각각 -42.9%, -57.0%, -81.4%, -82.4%로 투여량에 비례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또한 8mg군, 12mg군의 80% 이상에서는 간지방이 70% 이상 줄어들었다. NAFLD이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간지방량 5% 미만 달성은 48주 후에는 위약군이 0%인데 비해 레타트루타이드 고용량 2개군에서는 85%를 넘었다.

레타트루타이드의 안전성은 비만환자와 동일했으며 간독성 징후는 없었다.

24주 투여 후 당화혈색소 2% 전후 감소

당뇨병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도 크게 낮추는 효과도 확인됐다. 미국 벨로시티임상연구소 줄리오 로센스톡 박사는 2형 당뇨병환자 281명을 대상으로 위약 및 GLP-1수용체작동제 듀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와리타트루타이드의 당화혈색소 억제효과를 비교해 란셋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18~75세의 당뇨병환자 281명. 이들은 당화혈색소가 7.0~10.5%, 비만지수는 25~50이었으며, 식사 및 운동요법과 메트포르민을 복용 중이었다.

이들을 당화혈색소와 비만지수에 따라 나누고 위약군, 듀라글루타이드군, 레타트루타이드 6개군(0.5~12mg) 등 총 8개군으로 나누고 36주간 관찰했다. 

24주 후 당화혈색소 평균 변화율은 위약군이 -0.01%, 듀라글루타이드군이 -1.41%인데 비해 리타트루타이드군에서는 0.5mg군 -0.43%, 4mg점증군 -1.39%, 4mg -1.30%, 8mg 느린 점증군 -1.99%、8mg 신속 점증군 -1.88%, 12mg점증군 -2.02%이었다.

즉 0.5mg을 빼곤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효과적이었다. 듀라글루타이드 대비 8mg 느린 점증군과 12mg 점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36주 후 고용량군의 80%에서 당화혈색소 6.5% 이하 달성 

레타트루타이드 고용량 3개군의 36주 후 당화혈색소 7% 미만 달성률은 78~82%로 위약군(22%)과 듀라글루타이드(60%)에 비해 높았다.

당화혈색소 6.5% 달성률은 77~82%(위약군 8%, 듀라글루타이드군 43%), 5.7% 미만달성률도 16~31%(모두 3%)였다.

체중감소는 36주 후 위약군과 듀라글루타이드군이 각각 3%, 2.02%인데 비해 리타트루타이드군은 0.5mg군 3.19%에서 12mg점증군에서 16.94%까지 투여량에 비례했다. 4mg 이상 투여군에서는 위약군과 듀라글루타이드군 대비 유의하게 우수했다. 

이밖에도 36주 후 레타트루타이드군에서는 수축기/확장기혈압 감소, 공복시 지질치 개선, 중성지방 저하 효과가 나타났다.

오심, 설사, 구토, 변비 등 경도~중등도의 위장장애는 리타트루타이드군이 35%, 위약군과 듀라글루타이드군은 각각 13%, 35%였다. 중증 저혈당과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리타트루타이드의 이같은 효과에 대해 로센스톡 박사는 3개 수용체에 대한 약물의 활성 비율이 안전성과 혈당강하, 체중감소 효과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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