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야간과 휴일 경증 환아를 위한 달빛어린이병원. 대학병원 응급실보다 대기시간이 짧고 비용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도입 10년째인 달빛어린이병원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9일 열린 제24차 학술대회(용산 드래건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달빛어린이병원 제도 페지와 어린이 진료시스템 정상화'를 촉구했다.

협회는 이같이 주장하는 첫번째 근거로 10년간 40곳에 불과한데다 제대로 평가받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1차와 2차, 3차 기관의 역할 정립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사 근무시간도 주 78시간으로 전공의와 비슷하다. 이러한 상태에서 병원수를 늘린다는 것은 근무를 더하라는 말이라고 협회는 일갈다.

두번째는 소아진료 인프라에 대한 예측 가능한 기초적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는 것이다. 응급실 과밀화를 초래한 만큼 달빛어린이병원 수 증가만으로는 지역 간 격차 해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네번째는 배후 진료시스템의 미비다. 이 때문에 병원 간 이송이 어려워 소아난민의 반복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는 오히려 응급 전단계와 응급단계, 배후 진료의 연속된 통합 시스템을 관리하는 응급의료정보센터(1339) 제도를 재개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달빛어린이병원 제도에 국민이 속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아니라도 현재 환아를 야간진료하는 병원이 많은 만큼 실효성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편 협회는 올해 5월 기준 전국아동병원 60곳을 대상으로 진료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병원 당 근무 의사는 평균 5명이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78시간이다. 

의사 연령은 40대가 39%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50대(26%), 30대(22%) 순이었다. 평일 야간, 휴일 근무의사수가 2~4명인 병원은 86%에 이른다. 

향후 야간 및 휴일 진료시간을 줄이겠다는 병원은 71%에 이른다. 가장 큰 원인은 진료의사수 감소가 34%, 근무직원 이탈 33%로 인력부족이 원인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더 큰 문제는 소아과 의사의 부족이다. 협회는 소아필수 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위해서는 범부처의 대책이 필요하며 국무총리 산하 '소아필수의료 살리기 특별위원회' 설립을 요구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과 진료시스템 안전화를 위한 법개정, 교수진 등  인적자원 충원 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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