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트레스 이후에 발생한다고 알려진 우울증. 하지만 개인 별로 발생 위험은 다르다. 최근에는 우울증이 단순히 마음의 병이 아닌 뇌기능의 문제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 함병주 교수(이상 교신저자), 강유빈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정서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주름이 우울증환자에서 유의하게 적다고 정신학분야 국제학술지(Psychological Medicine)에 발표했다.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등 정서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은 전두엽, 안와전두피질, 전대상피질 등이다. 이 부위에 뇌 주름이 적으면 정서조절 신경회로의 기능 이상을 초래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우울증환자 234명(19~64세)과 정상 대조군 215명. 이들의 뇌MRI(자기공명영상), 우울증정도 등 여러 임상데이터를 비교해 이 부위의 주름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증군은 대조군에 비해 최대 5%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 주름은 대체로 태아시기부터 영아기 무렵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이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즉 전두엽, 안와전두피질, 전대상피질의 주름 정도가 개인이 타고난 우울증 발생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뇌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

한 교수는 "전두엽 부위의 주름 감소가 우울증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생물학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면서 "대뇌 피질주름에 대한 정량화된 데이터를 이용해 환자 별 우울증이나 정서조절 이상의 취약성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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