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고령기 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박경수 교수와 이현석 전문의 연구팀이 성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진단 시기 별 심혈관질환의 유전적 위험과 생활습관에 따른 차이를 분석해 당뇨병 국제학술지(Diabetes Care)에 발표했다.
조기 진단된 당뇨병은 늦은 나이에 발병했을 때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심혈관질환 합병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은 당뇨병 조기 발생과 유전적 요인이 밀접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유전적 요인이 조기 발병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실시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30대~60대 성인 당뇨병 환자 1만 3,486명. 이들을 진단 시기 별로 13년간 추적 관찰해 다유전자위험점수로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비(HR)를 분석했다.
다유전자위험점수는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에 등록된 당뇨병 환자 1만 2,321명의 유전자를 분석해 관상동맥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변이들을 확인해 정량화한 지표다. 점수가 높을수록 관상동맥질환 발생 유전적 위험이 크다.
분석 결과, 진단 시기가 10년 빠를수록 위험비가 14%씩 상승했다. 즉 60대에서는 위험비가 1.30인데 비해 30대에서는 2.25로 1.73배 높았다.
서울대병원 코호트(1,165명)를 대상으로 8년간 추적관찰한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나 당뇨병에 일찍 걸릴수록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은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흡연하지 않거나 비만하지 않고, 건강한 식단에 적절한 운동을 하면 관상동맥질환 유전적 위험이 높은 30대 당뇨병 환자라도 유전적 위험이 낮은 사람과 비슷해졌다.
반면 생활습관이 건전하지 않을 경우에는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8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 교수는 "당뇨병 조기 진단 환자의 심혈관합병증 위험 증가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젊은 당뇨병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선별·조기 관리하는 정밀 의료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