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3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인은 1945년 광복둥이 기업으로 탄생한 JW중외제약에서 제약구세(製藥救世)의 일념으로 필수의약품부터 혁신신약까지 약 다운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제약보국(製藥保國) 실현에 앞장섰다. 

또한 생명존중과 도전정신이라는 경영이념으로 대한민국 제약 산업의 발전과 보건의료 기반 향상에 평생을 바쳤다.

1966년부터 경영 일선에 나선 고인은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을 개발해 그해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국내 제약산업을 한단계 진보시킨 이 약물은 1973년 12월 영국약전(British Pharmacopoeia)에도 수록됐다.

이듬해에는 당시 페니실린 항생제 분야 최신 유도체로 평가받던 피밤피실린의 합성에도 성공, 피바록신을 개발했다.

1970년대 초반에는 기초원료 합성과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 국내 최초 소화성궤양 치료제 아루사루민, 진통·해열제 맥시펜, 빈혈치료제 훼럼, 종합비타민 원어데이 등 신제품을 개발했다. 

또한 팔수록 손해였던 수액사업을 접지 않고 선친의 창업정신을 이어 1997년에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Non-PVC 수액백 개발에 성공, 친환경 수액백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06년에는 1,6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액제 공장을 신설, 글로벌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생산기지 건립 당시 고인은 이렇게 회고했다고 한다. "내가 충남 당진에 1600억원 들여서 한 개에 1000원 정도 하는 수액 생산 공장 짓는다니깐 ‘우리 시대의 마지막 바보’라고 했다."

하지만 고인이 수액사업에 대한 고집과 뚝심은 강렬해져 2019년에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 위너프(수출명:피노멜) 완제품을 아시아권 제약사로는 최초로 영양수액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 시장에 수출했다.

고인은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앞장섰다. 보건의료 분야 학술연구와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2011년 사재 200억 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했다.

2013년에는 창업자인 故성천 이기석 선생을 기리고 고인이 평생 실천했던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성천상을 제정, 음지에서 헌신적인 의료봉사를 통해 의료 복지 증진에 기여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는 의료인을 발굴해 그 업적을 기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발인 : 2023년 5월 3일 

▲빈소 :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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