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합(UN)이 청년의 범위를 65세까지로 정한 가운데 60대 중반의 노쇠 정도에 따라 향후 사망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재용·장지은 교수, 하버드대의대 김대현 교수팀은 만 66세를 대상으로 노쇠 정도와 향후 사망위험을 비교해 미국의사협회지(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허약과 동의어인 노쇠는 노화와 질병이 쌓이면서 신체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가리킨다. 같은 나이라도 노쇠가 심하면 노화가 더 진행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66세 이상 국가건강검진자(2007~2017) 96만 8,885명. 이들을 노쇠 정도와 10년내 사망률, 그리고 노화에 따른 질환 발생률을 분석했다.
노쇠 평가항목은 병력, 신체·검체검사, 신체 및 정신 건강, 장애 등 5개 영역 39개. 노쇠 정도에 따라 건강군, 노쇠 이전 군, 경증 노쇠군, 중증 노쇠군 등 4개군으로 나누었다.
10년 내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건강군의 연간 사망자는 100명 중 0.79명인데 비해 노쇠 이전 군에서는 1.07명, 경증 노쇠군 1.63명, 중증 노쇠군 3.36명으로 노쇠 정도와 사망은 비례했다.
사회인구적 특성 등을 보정하자 66세 때 중증 노쇠군에 해당되면 10년 내 사망 위험은 건강군 대비 약 4.43배 높았다.
노화에 따른 연간 평균 발생 질환수는 건강군이 0.14, 노쇠 이전군에서 0.23, 경증 노쇠군 0.29건, 중중노쇠군 0.45건이었다.
건강군 대비 중중 노쇠군의 10년 내 심부전·당뇨·뇌졸중이 발생 위험도 각각 2.9배·2.3배·2.2배 높았다.
돌봄이 필요할 만큼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낮아지는 비율도 10.9배 높았으며, 낙상, 골절, 관상동맥질환 등 암을 제외한 대부분 질환의 발생률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정희원 교수는 "노쇠 정도에 따라 미래의 사망과 건강 상태까지도 예측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관리를 통해 노쇠와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와 돌봄이 필요한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예방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와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