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의 5명 중 1명은 난임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서울시 남녀 임신준비 지원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난임 경험자는 약 20%로 나타났다고 산부인과학 국제학술지 CEOG(Clinical and Experimental Obstetrics and Gynecology)에 발표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4일 1990~2021년에 전세계 연구 1만 2천여건 중 133건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난임 평생 유병률은 약 17.5%이며, 매년 0.37%씩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여성 난임 환자는 2017년 14만 6,235명에서 2021년 16만 2,938명으로 11.4%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난임 치료율은 20%에 불과하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20~45세 임신 준비 여성 2,274명. 이 가운데 난임 경험자는 443명(19.5%)이며 이 가운데 320명(72.2%)은 일차성 난임, 123명(27.8%)은 이차성 난임이었다. 

일차성 난임(원발성 난임)은 정상적인 성생활에도 전혀 임신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차성 난임(속발성 난임)은 인공유산이나 자연유산 등 최소 한 번 이상 임신했지만 난임이 된 경우다.

난임의 가장 큰 원인은 인공유산이었으며 나이와 체질량지수(BMI)도 원인이었다. 인공유산 경험 여성은 비경험자보다 난임 위험이 4.1배 높았다. 또한 BMI가 23kg/m² 초과는 23kg/m² 이하 보다 1.56배, 그리고 35세 이상은 1.08배 높았다. 

난임 원인 별 위험도(배)
난임 원인 별 위험도(배)

난임군과 비난임군으로 나눠 분석하면 인공유산 비율은 난임군에서 5.9%p 높았다(7.7% 대 1.8%). 자연유산도 3.1%포인트 높았다(7.4% 대 4.3%).

평균 나이도 1.3세 높았으며(33.2세 대 31.9세), 30세 미만 난임률은 14.2%, 30~34세는 17.4%, 35~39세는 28.8%, 40세 이상은 37.9%로 나이와 난임률은 비례했다. BMI도 높았다(21.5kg/m² 대 20.9kg/m²)

유산 경험이 난임 위험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 한 교수는 "유산으로 인한 자궁 내막의 손상으로 자궁내막이 얇아지거나 골반의 염증성 질환, 감염, 자궁유착 등 신체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이와 난임의 비례 관계에 대해서도 "나이가 많을수록 난자의 근원이 되는 난모세포 수가 줄고 난자의 질도 저하돼 유산율과 염색체 이상 비율도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과체중 역시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배란장애와 난모세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교소는 "난임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심리적 지원과 난임 치료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