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봄철이다. 강수량이 적고 산불이 잦은 만큼 건조하고 알레르기 유발물질도 대기 중에 더 많이 떠다녀 알레르기질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섞인 미세먼지와 꽃가루는 비염이나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하고, 눈에 닿으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다래끼, 이로 인한 안구건조 등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구건조증이 있거나 평소 눈이 약한 경우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미세먼지 대비 눈 건강 관리법에 따르면 외출 후 손과 눈을 깨끗이 씻고, 각막 상처를 예방하려면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벼선 안된다. 

대기 속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속눈썹이나 각막에 부착되면 따갑고 이물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외출 후 식염수나 인공눈물로 눈을 씻어주면 좋다. 

눈이 충혈되고 가려우며 끈적한 분비물이 나올 때는 각막염이나 결막염, 세균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만큼 심해지기 전에 안과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꽃가루가 많은 봄철에는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콘택트렌즈의 소독과 세척도 평소보다 꼼꼼해야 한다. 콘택트렌즈 착용 시에는 8시간 이상 장시간 착용을 피하고, 귀가 후에는 렌즈를 즉시 빼고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

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사진]에 따르면 봄철은 안구건조증 환자가 일년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안구건조증의 대표 증상은 눈 속 이물감과 뻑뻑한 느낌과 독서나 TV 시청 후 쉽게 피로해지며 눈부심과 통증이다. 

김 원장은 "안구건조증은 눈 속 수분 부족보다는 눈물 성분 비율의 불균형으로 인한 눈물 질환이다. 눈물은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바깥 지방질 층과 그 아래 수분층, 제일 안쪽에 위치해 눈물이 고루 퍼지게 해 주는 점액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 삼중구조 중 한 가지 성분만 부족해도 눈물 성분의 균형이 깨져 안구건조증이 쉽게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량이 적은 눈물부족형 보다는 눈물 성분에 문제가 있어 눈물이 빨리 마르는 증발과다형이 2:8 정도로 더 많다. 눈꺼풀염이나 마이봄샘염 등으로 인해 눈물샘에서 지방성분이 잘 분비되지 못하면 눈물층이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지 못하고 빨리 마르면서 안구 건조가 발생한다.

미세먼지와 꽃가루 철에 더 심해지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김 원장에 따르면 실내 습도는 60% 이상 유지하고, 물을 충분히 마신다. 

TV나 모니터, 스마트폰 등은 장시간 시청하지 않고, 눈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해 주어야 한다. 눈이 자주 말라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상태라면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주고 잠자기 전에 10분 정도 온찜질과 마사지를 해 주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온찜질을 하려면 먼저 깨끗한 수건을 물에 적셔 너무 뜨겁지 않을 만큼 전자레인지에 20초 정도 돌린 후, 눈꺼풀 위에 5분가량 찜질해 눈꺼풀 기름샘에 굳어있는 지방성분을 녹여준다. 

온찜질 후에는 깨끗한 손으로 안에서 밖으로 돌리듯이 마사지해 주면, 부드러워진 기름 성분이 눈꺼풀 기름샘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온다. 

마지막으로 깨끗한 면봉이나 눈꺼풀 전용 청결제 등을 이용해 순면거즈로 눈꺼풀 주위의 노폐물을 닦아준다. 이렇게 꾸준히 눈꺼풀의 청결관리를 해 주면 눈이 훨씬 편안해지고, 이물감이나 건조한 느낌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안구건조증도 방치하면 각막염이나 결막염 등 염증이 발생해 시력저하나 치료해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만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김 원장은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눈물막 안정성 검사와 눈물 삼투압 검사 및 염증 여부 등 검진으로 증상의 원인과 경중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면서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눈꺼풀염 치료, IPL 치료 및 전용 약물 처방, 동반된 눈물길 배출로 협착을 넓혀주는 수술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조합하여 맞춤치료해야 경과가 훨씬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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