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 속 과중한 업무와 지속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속되는 업무와 스트레스에 우울이 점점 커지고 성격이 예민해지며 자주 화를 내게 되는 등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함께 늘고 있다.

감정 조절이 어렵고 갑자기 화가 나는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병’을 앓고 있을 경우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화병은 분노와 같은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고 자꾸 쌓여서 화(火)의 양상으로 폭발하는 증상으로 울화병으로도 불린다. 영국의 옥스포드 사전은 물론 미국정신의학회에서도 우리 발음 그대로인 hwa-byung으로 언급되고 있다.

화병이 생기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신경질을 내게 되는 예민한 상태가 지속된다. 또한 분노와 화를 참지 못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띄게 되며, 우울감, 식욕 저하, 불면 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매사에 흥미나 즐거움, 의욕이 없어지는 무기력한 증상도 나타나기도 한다.

신체적인 증상도 동반된다. 숨 쉬기 답답하고 가슴이 뛰며, 소화불량에 명치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더불어 몸 곳곳에서 알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고혈압, 중풍 등 등 심혈관계 질환도 겪을 수 있다.

화병은 심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를 방치할 경우 만성화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기간 지속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화병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자하연한의원의 임형택 원장[사진]에 따르면 화병의 주요 원인은 과열된 심장인 '심열증'이다.

임 원장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화병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화병은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이 열을 받게 되고 과열된 심장으로 인해 심화가 쌓여 얼굴과 가슴으로 열이 치밀어 오르고, 잠을 자기 힘들며, 쉽게 화를 내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화병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목표도 심장 기능 회복이다. 임 원장에 따르면 심열증은 심장 기능을 바로잡는 정심방 요법을 통해 열을 낮추고 자율신경계를 바로잡아 스트레스 저항력을 키우고 자가 치유력을 높여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화병은 스트레스로 인한 마음의 병인 만큼 한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서적인 문제를 함께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 원장은 "화를 유발하는 요소들을 개선하고 인지행동치료, 상담 등도 동시에 진행한다면 화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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