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마다 간호부서를 책임과 권한, 자율성을 갖춘 독립부서로 개편하는 현상이 뚜렸하게 나타나고 있다.

간호사의 경우 과거, 원장 직속이 아닌 진료부원장 혹은 진료부장 아래에 있는 부서장으로만 여겨져 왔다. 당연히 독립부서로 간호사들 모두의 의견을 개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많은 의료기관들이 간호부서를 원장 직속으로 개편하면서 병원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위원회 위원으로 병원의 경영 및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가 조사한 ‘2008 병원별 간호부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독립부서로 의미를 갖는 간호부 이상의 간호부서는 전국 1100개 의료기관 중 343개에 달한다.

343개 의료기관 중에는 간호원장(경기 안산 한도병원), 간호부원장(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간호이사(경기 시흥 동의성시화병원, 경기도 안산 동의성안산병원, 경기 성남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경남 거창 서경병원), 간호본부장(서울 서울아산병원, 서울 서울삼성병원), 간호처장(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경남 마산 청아병원, 경남 김해 김해중앙병원, 경남 마산 동서병원), 간호(실)국장(서울 국립의료원,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강원 원주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제주 한마음병원) 등 이름만 들어도 권한이 막강한 직위가 크게 늘었다.

특히 청주의료원 간호과는 지방의료원 최초로 원장직속 간호부로 지난 8월 1일 승격됐다. 지방의료원 간호부서가 원장직속 지구로 개편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직속은 아니지만 서울의료원은 의무부원장 산하에 간호부·진료부 등을 두고 있으며, 부산의료원과 대구의료원은 진료처 산하에 간호부를 뒀다.

원장직속 체제로 개편된다는 것은 의료기관 내에서 경영 및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 외에도 여성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간호사들이 남성 중심인 타부서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인사·보수·복무 등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됨으로서 간호사의 지위가 그 만큼 높아지게 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대한간호협회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신뢰받는 의료기관을 만들려면 간호서비스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 간호부서를 책임과 권한, 자율성을 갖춘 독립부서로 개편해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앞으로 확대된 간호부서는 타 부서와 능동적으로 협력하고, 의사소통하고, 조정하면서 성공하는 조직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여성권익 신장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