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바이스(장치)를 사용하는 의약품 중 비슷한 제품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얼마 전 출시한 한독약품의 알베스코와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세레타이드 에보할러(또는 후릭소타이드)가 대표적이다.

후발주자인 알베스코는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이고, 세레타이드 에보할러는 살메테롤/플루티카손의 복합제다. 또 후릭소타이드는 플루티카손 단독 제제다. 모두 천식치료제로서 경쟁품이다.

재미있는 것은 세 제품의 장치가 비슷비슷하다는 점. 충진 약물을 세로로 꽂아 사용한다. 약통을 눌러 입으로 흡입하는 구조도 같다. 손안에 감싸지는 크기도 비슷하다. 이름이 없으면 헷갈릴 소지도 다분하다. 나름대로 고유의 색을 갖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구별이 어려우면 자칫 서로 다른 약물을 다른 용기에 결합할 수 있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해당 약물과 용기가 맞지 않으면 약이 나오지 않으면야 다행이지만 분출되기 때문에 문제다.

이 경우 원래 용량보다 적거나 과용량이 나올 수 있어 절대 시도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슐린 제제에서도 구별이 어려운 제품이 나온다. 조만간 출시될 사노피-아벤티스의 란투스 솔로스타는 공교롭게도 노보노디스크의 레버미어와 용기와 모양, 단위 체계 등이 거의 흡사하다.

제품의 뒷모양은 거의 구별이 어렵다. 환자들이 인슐린 단위를 돌려서 누르는 부분은 호주머니에 꽂았을 경우 헷갈리기 일쑤다.

뚜껑을 벗겨 놓으면 구별하기 더 어렵다. 약물충진 부분이 투명하게 생긴 것은 물론 앞부분에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장착하는 것도 같다. 이렇다 보니 해외에서는 원조 싸움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양이 다른 부분은 뚜껑과 큼지막하게 그려진 이름표다. 다행인 것은 두 제품이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없어 중복 투약 등의 약화사고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몇몇 약물에서 비슷한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기존제품이 가진 장점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확성과 편리성은 장치형 의약품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앞서 적용하고 있는 디바이스를 후속 제품에도 적용하는 것은 그만큼 정확성과 편리성이 검증됐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