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 개원의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료영상 원격판독 사업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지훈상)는 최근 대한영상의학회 산하 대한 엑스선검진협회 및 인피니트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한국원격영상의학원을 설립하고 전국 병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의료영상 원격판독 사업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의료영상의 신속한 판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준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병협은 이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영상의학과 운영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1년동안 원격판독사업을 준비해왔다.

특히 병협은 엑스선검진협회와 원격판독 서비스 운영 및 솔루션 분야 전문업체인 인피니트를 공동 파트너로 삼아 양질의 원격판독을 실현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갖춘 한국원격영상의학원이 출범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국원격영상의학원은 초대원장에 아주대의무부총장을 지낸 서정호 인제의대 석좌교수를 선임했다. 서정호 초대원장은 연세의대 출신으로, 덕망을 갖춘 영상의학 분야의 원로로서 국내 영상의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학계의 평을 얻고 있다.

한국원격영상의학원은 설립 후 가진 이사회에서 앞으로 판독을 의뢰한 병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원격판독을 제공, 고객병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키로 의견을 모았다.

의학원은 △병협의 원격판독사업 홍보 및 마케팅 △엑스선검진협회의 판독 전문의 운영 △인피니트테크놀로지의 판독 시스템 및 서비스 운영 등을 중심으로 하는 역할 분담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가동해 수준 높은 영상판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회원병원의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병협 관계자는 “영상의학과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정상 판독에 차질을 빚고 있는 다수의 회원병원들이 판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운영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상의학과 개원의들은 “이 사업의 취지는 영상의학과 의사를 단순판독만 하는 불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병원계와 개원가 간 갈등이 예상된다.

이 방안은 원격 판독 시스템을 이용, 대신 판독을 해주는 것이지만 이 경우 신규병원들마저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두지 않으려는 경향이 커지게 되는 등 자칫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게 개원의들의 주장이다.

한 영상의학과 개원의는 “영상의들은 본연의 위치에 바로서지 못한다면 존재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초음파사 합법화 움직임에 이어 원격판독까지 영상의학과는 현재 위기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한국원격영상의학원은 원격판독 의료기관 선정, 전문판독의 구성, 솔루션 공급 등 준비과정을 거쳐 6월부터 판독의뢰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원격판독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