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출이 크게 늘어난 외국계 제약사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회사 위치를 서울 중구로 옮겼다는 점이다. 그리고 하나같이 매출성장세가 역대 손꼽히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 주인공은 한국노바티스,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다.

한국법인 설립당시부터 여의도를 고수하다가 2004월 6월 중구 서울역 앞으로 이전한 노바티스는 ‘이사해서 매출이 오른’ 대표적인 제약사다. 2004년 1,45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약 2배인 2,74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4년 만에 88%의 고도성장을 구가한 셈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도 마찬가지. 지난 30년 동안 사용해 온 빨간 벽돌의 용산 사옥을 과감히 버리고 2006년 7월 중구 남대문으로 이사한 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20억원으로 1천억대 기업에 진입했다.?역대 가장 큰 성장률로 기록됐다.

한국화이자제약도 지난해 6월 중구 명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매출 상승의 재미를 보고 있다. 노바스크 제네릭에 고혈압 시장을 빼앗기긴 했지만 지난해 매출 3,967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성장해 업계 1위를 고수했다.

이들 회사의 매출 성장의 원동력은 신제품 증가, 적응증 추가, 영업력 향상이다.
하지만 제약사 인사 담당자는 “이사하면서 더 좋은 근무환경을 통해 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킨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이사로 인한 보이지 않는 매출상승 효과도 있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는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잘 나타난다. 이 회사는 지난 수년간 스피리바 외에는 블록버스터급 신제품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1,000억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일궈냈다. 즉 사옥 이전이 주마가편(走馬加鞭: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함)의 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화이자 역시 노바스크 제네릭으로 시장이 계속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중순 사옥이전을 통한 분위기 쇄신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매출에서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목표액의 99.8%를 달성했다.

이미 매출 성장에 성공한 노바티스는?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과감하게 주력 품목을 국내 제약사들과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한편 잇달아 신제품을 낸 한국MSD가 올해 말 이전을 검토 중이고, 전에없이 4개 신약을 잇달아 선보인 한국얀센 역시 오는 5월경 사옥을 용산구 국제빌딩으로 옮길 것으로 보여 ‘회사이전=매출증가’라는 공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