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간 마케팅 제휴가 갑작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제약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의 제휴 형태는 제품의 라이센스를 얻기 보다는 코마케팅이나 코프로모션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제휴건은 올해 들어서만 3건이다. 1월에 유한양행과 얀센이 스포라녹스 공동판매 협력을, 노바티스-한독약품이 당뇨병 신약 가브스를 코프로모션하기로 했다. 또 3월에는 다이이찌산쿄와 대웅제약이 올메텍을 공동 판매한다.

외자사와 국내사 간의 제휴는 이미 작년서부터 조짐이 보였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MSD가 SK케미칼에게 가다실과 로타텍의 유통을 위임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봇물을 터뜨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MSD의 코자는 SK케미칼과, 한국세르비에의 골다공증치료제 프로텔로스는 제일약품과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제휴를 하는 이유는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다. 영업력에서 국내사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다. 특히 신약의 경우 첫 판매에 따른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에 특히 최근의 협력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새 당뇨병 치료제인 가브스. 제조사인 노바티스는 당뇨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없다는 우려감에 관련 시장의 강자인 한독약품에 손을 내민 것이다.

스포라녹스나 코자처럼 기존 제품을 협력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생동성 조작 사건과 맞물려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전략적 행위 외에 대규모 병원급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의원급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어찌됐건 이런 다양한 제휴는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큰 이익이다. 신약개발력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국내사들에게 신제품 제휴는 제품을 늘릴 수 있는데다 매출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협력을 통해 얻은 경험은 앞으로 나오는 신약이나 기존 제품의 제휴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협력 사례는 한국화이자와 제일약품이다. 출시 초부터 리피토를 공동 판매하고 있으며 카듀엣 또한 협력하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처지는 영업력을 보충하고 제일약품은 오리지널 약을 기반으로 순환기분야에서 영업력을 다졌다는 평가다. 나중에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했을 경우 닦아놓은 영업력을 밑천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또다른 장점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제휴 조건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영업력이 기대에 못미치거나 그 반대로 너무 잘 팔려서 외자사가 직접 영업에 뛰어들기 위해 계약을 파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국내사는 너무 잘하거나 너무 못해도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릴리의 시알리스와 대웅의 협력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