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혈압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약물은 당연히 ARB(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다.

이는 Ca길항제에서 ARB로 패러다임 쉬프트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ARB 보유 제약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심지어 ARB없이는 고혈압치료제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할만큼 ARB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따라서 나름의 서열화는 있었지만 대체로 프리미엄을 받아 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ARB이라고 해서 똑같은 대접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ARB가 2개 그룹으로 우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제제의 효과와 새로운 적응증을 제시하는 스터디의 유무가 기준이 된다. 즉 활발한 스터디가 이루어지는 약물과 그렇지 못한 약물로 서열화되고 있는 것이다.
스터디는 단순한 임상적 효능을 알리는 기본 기능 외에 적응 추가에 따른 처방증가, 마케팅 강화, 매출증가 등 파생적인 영향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마케팅면에서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큰 주목이 예상되는 약물은 베링거인겔하임의 텔미살탄 성분인 미카르디스(GSK에서는 프리토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다.

미카르디스 관련 스터디는 오는 3월 말 미국심장학회(AHA)에서 발표될 ONTARGET(ongoing telmisartan alone and in combination with ramipril global endpoint tria)이다. 이 스터디는 미카르디스와 라미프릴(ACE억제제)병용요법을 라미프릴 단독요법과 비교한 이 스터디는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및 심혈관 사망을 감소를 평가한 것.
 
대상자만 41개국 31,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심혈관 임상시험이다. 베링거 측은 “고혈압을 넘어 심혈관 보호 효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이 스터디는 역대 스터디의 ‘랜드마크’급이 될 것”이라며 상위권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칸데살탄 성분인 아타칸 역시 올해 말 DIRECT(The primary objective of the DIabetic REtinopathy Candesartan Trial) 스터디를 계기로 상위권을 유지하겠다 입장이다. 

전세계 30개 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성 망막증의 발현 및 진행 억제 효과를 알아보는 이 스터디는 30개국 5,231명이 참여했으며, 연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연구로 매출 상당한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ARB 매출 1위를 기록한 노바티스의 발살탄 성분 디오반은 올해 로컬 VAL-HEFT, JIKEI 서브스터디와 MARVAL 서브스터디, 로컬 스터디 등 각종 스터디를 쏟아내며 1위 수성에 나선다.

특히 JIKEI 서브스터디에서는 디오반이 뇌졸중을 감소시키는 원인을 밝힐 예정이며, MARVAL 서브스터디에서는 당뇨고혈압환자의 미세단백뇨 조절효과에 대해서도 제시해, 디오반의 1위 굳히기 전략에 순풍을 불어주고 있다.

대웅제약의 올메살탄 성분 올메텍도 올해 2건의 스터디를 발표하면서 선두그룹에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ROADMAP의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는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혈압강화효과와 인슐린 저항선 개선효과를 Ca길항제인 암로디핀과 비교한 스터디와 다른 ARB제제와 비교한 스터디를 연말께 발표할 계획이다. 2개 스터디는 모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만큼 규모는 크지 않아도 나름대로 의미를 가진 스터디로 평가되고 있다.

한 제약업계 인사는 올해 ARB제제 시장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발표될 스터디의 질과 양에 따라 ARB제제의 우열 그룹으로 나뉘고 같은 그룹에서도 서열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