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의 인사돌, 태평양제약의 케토톱, 대웅의 우루사, 한독약품의 훼스탈, 녹십자의 제놀. 이들의 공통점은 회사의 간판급 일반의약품(OTC)이라는 것이다. 최근 제약사들 사이에서 제2의 대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표면적 이유는 매출확대 및 브랜드 확산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현재 추진 중인 OTC 수퍼판매 정책에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인지도 높은 제품을 구비하여 향후 자연스런 매출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행보에 가장 주목을 끄는 제약사가 동국제약이다. 대표품목인 인사돌의 계보를 이를 제품으로 훼라민Q를 내정해 놓고 있다. 노인의약품 시장 증가세, 호르몬시장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향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갱년기치료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어 최근 약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지하철 광고 등을 통해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 역시 제2의 우루사로 진통제 이지엔6를 낙점했다. 그런 만큼 초반부터 스타급 연예인을 등장시켜 TV광고와 이동형 방송차를 활용한 전방위 홍보행위를 하고 있다. 이지엔6은 다방면에 사용할 수 있는 진통제이지만 현재는 여성생리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속한 시장 안착을 감안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민소화제 훼스탈로 유명한 한독약품은 니코스탑을 간판OTC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돌입했다. 올해 초 출시와 동시에 신문 및 방송 광고와 온라인 프로모션을 전개해 쏠쏠한 매출 반응을 얻은데 고무돼, 최근 유명 남성탤런트를 앞세우는 등 간판급에 걸맞는 투자를 하고 있다. 한독은 연중 금연캠페인을 전개하겠다면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수많은 제놀 시리즈 파스를 출시해 파스전문회사라는 별칭도 갖고 있는 녹십자 역시 최근 변화 중이다. 바로 프리미업급 진통제 탁센을 이미지 개선과 함께 대표제품으로 키우고 있는 것. 녹십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제약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이든 전문의약품이든 간판 품목은 함부로 정하지는 않는다. 그는 “수요가 늘어날만한 품목, 향후 시장규모 등을 감안하여 신중하게 결정내린다”고 말하고 “일단 정해지면 전폭적으로 마케팅을 지원하는게 관행”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일반의약품이 아닌 의약외품을 간판으로 키우려는 제약사도 있다.

관절염치료제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키지고 있는 태평양제약도 최근 케토톱의 명성을 이을 제품으로 스미스앤드네퓨의 알레빈을 도입, 이곳에 마케팅을 집중할 것으로 보여 간판품목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중외제약은 훼럼에 이어 유기농 입술보호제 립수리를 대표품목으로 키우겠다며 대대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회사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