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 제약회사의 리베이트를 대대적으로 적발해 발표한 것을 놓고 제약사들의 평가가 사뭇 엇갈리고 있다.

평가는 크게 두 가지다. 곪을 대로 곪은 것이 터진 것이라며 이번 계기를 통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부류와 어려운 제약산업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칼을 들이댔다며 불만을 늘어놓는 부류로 요약된다.

이른바 “잘됐다”고 평가하는 제약사들은 이번 과징금 수위에서도 2%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불법 리베이트로 판매해왔던 의약품 매출에 비하면 이번 제제는 매우 미약하다는 것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규모에서 드러난 것만 5000억대인데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파헤치면 실로 엄청난 규모의 불법 자금을 제약사들이 쓰고 있다”며 “보다 강력한 과징금을 부여해 싹을 잘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내제약사를 대표하는 동아제약, 한미약품, 중외제약, 유한양행 등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평소 강조해왔던 투명경영이 거짓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도덕덕 비난과 함께 격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같은 산업에서 일을 하고 있어 마음은 아프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심정으로 이번 사건을 받아들이고 하루빨리 이 같은 관행을 뿌리뽑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반대로 불만을 표출하는 제약사들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주장은 이번에 적발된 제약사들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제약사들의 이른바 이유있는 항변이다.

이들은 불법을 자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실적위주의 주먹구구식 적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주의도 주지 않고 매부터 드는 격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번에 적발되지 않은 제약사도 많아 형평성도 지적하고 있다.

업체들은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제약산업을 이해한다면 제약사들의 자정노력과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수준에서 선처되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을 피력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과징금이 아무리 무거워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제도개선과 국내제약사들의 인식전환이 먼저 이뤄져야한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제약사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서도 공정위는 “매 앞에는 장사없다, 정기적인 조사를 하고 위법이 적발되면 일벌백계 하겠다”며 앞으로도 강력한 과징금을 부과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