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 규모의 일반의약품 진통제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제약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새로운 컨셉으로 중무장하고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제약사들이 자사의 진통제의 타깃을 남녀노소에 강조했다면, 지금은 특정 질환에 잘 듣는 연령층을 강하게 어필하거나, 아니면 남성이나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삼진제약은 최근 생산 30주년을 맞아 게보린의 타깃을 남성층으로 확대하며 제 2의 도약을 계획 중이다. 지금까지 게보린의 핵심 소비자 타깃이 주부와 여성. 이들에 대한 인지도가 어느 정도 상승했다고 판단해 올해부터는 남성층을 집중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남성은 머리가 아파도 진통제를 잘 먹지 않는 특성이 있어 쉽지 않은 계층으로 알려져 있어 마케팅 전략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근당의 펜잘은 빠른 효과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특히 ‘내 여자친구에게 권할만한 약’이라는 CF 카피를 내세워 젊은 층에서도 여성을 메인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대 여성들이 즐겨보는 드라마에 광고를 집중 편성시키고 있다. 광고아이디어를 실제 마케팅에 활용하는 대학생 펜잘광고 공모전 역시 좀더 젊은층에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게보린·펜잘이 비교적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다면 얀센은 사회적으로 중심축에 있는 중년층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광고의 주제도 아파트상승 등 사회문제를 이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감성적인 메시지와 독특한 광고 스타일로 구매를 부추기는 전략을 계속 쓴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타이레놀 우먼은 여성 생리통 전문치료제로 차별화를 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종합진통제는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대웅제약이 최근 선보인 이지엔6는 여러 통증에 쓸 수도 있지만 액상형 캡슐이라 위에서 흡수가 빠르다는 점을 강조, 생리통 전문 진통제를 표방하고 나섰다. 처음부터 생리통 시장에 초점을 맞춰 실리를 챙기겠다는 나름의 전략이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통제의 새 컨셉을 시도하거나 바꾸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매출확대.

한 마케팅 담당자는 “새로운 컨셉은 때로는 새로운 제품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기존 매출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컨셉을 통해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을 너도나도 세우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제약사들은 컨셉이 바뀌었는데도 과감한 홍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는 제품의 이미지가 자칫 한쪽으로 굳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