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효과 항생제로 초기에 잡아야
●바이엘社 후원「LIBRA」프로그램 국내 가동

세계보건기구(WHO)가 항생제의 적정사용과 비용효과가 높은 사용을 권장하는 선언문을 채택한 가운데 세계에서 항생제 내성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 항생제 적정사용 캠페인인 LIBRA(라틴어로 균형을 의미한다)프로그램이 가동됐다.

LIBRA를 단독 후원하고 있는 바이엘社는 12월 11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정확한 항생제 처방과 복용을 통해 내성을 막고 완치율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오석 실장은 항생제의 잘못된 사용에는 오용과 남용 그리고 부족한사용 등 3가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우리나라보다 항생제 내성률 낮은 미국에서도 외래 환자의 1/3은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으며, 바이러스감염인데도 항생제를 투여받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한번에 끝낼 수 있는 치료를 자꾸 반복해 항생제를 투여하다 보니 내성만 키워, 비용대 효과면에서는 상당히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약물부작용 및 항생제 내성 발현을 최소화시키면서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도록 항생제를 비용면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WHO의 항생제 적정사용의 정의에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이어 항생제 내성감시를 위한 아시아연합(ANSORP) 조직위원장이자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인 송재훈 교수는 『감염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선진국의 경우 심혈관질환 다음이고 후진국에서는 1위』라고 지적하고 페니실린 이후의 과정을 지켜보면 새로운 항생제가 나오면 수년내에 새로운 내성균이 출현하고 다시 항생제가 개발되는 등 일련의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ANSORP가 조사한 결과(1996~2000년)에 의하면 아시아 14개국에서 실시한 폐렴구균내성률은 한국이 70~80%로 아시아 최고였다. 그 다음이 베트남, 스리랑카, 일본, 태국이 60~90%로, 아시아지역이 내성균에 가장 취약한 지역임이 밝혀졌다.

더욱이 3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동시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률은 베트남(71%), 홍콩(52%), 한국(46%)에서 특히 높아 사용할만한 약제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송교수는 『항생제 내성은 완전히 없앨 수는 없고, 내성률을 줄이는데도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우리는 21세기에 각종 세균으로부터 인류의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내성률 감소대책강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교수는 또 항생제 내성률을 줄이는 방법은 한 국가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국제적인 긴밀한 공조속에서 이루어 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ANSORP은 아시아지역의 유일한 국제공동연구기구로서 아시아 지역의 내성문제를 연구하여 내성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주립대(버팔로) 조지프 A. 팔라디노 교수는 항생제 내성의 원인은 여러 복잡한 원인이 있는데 대부분은 항생제의 부적절한 사용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는 회견에서 약값이 싸다고 해서 장기간 오래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내성률만 증가시킬뿐이라면서 처음부터 강력한 효과를 지닌 항생제를 사용해서 치료기간은 되도록 짧게 하는 것이 항생제 내성을 감소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원사인 바이엘측은 LIBRA의 지원과 관련하여 순수한 학술활동의 지원범위내에서만 한정하고 있어 자사의 항생제 판매 증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LIBRA란
LIBRA는 영어의 이니셜을 조합시킨 것이 아니라 라틴어로 '균형(balance)'를 의미하는 프로젝트 이름이다. 특정 감염에 가장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위해 바이엘에서 범 세계적으로 주도하는 캠페인으로 항생제의 오용(misuse), 남용(overuse), 부족한 사용(underuse)를 줄여 감염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위해 항생제의 효능을 지켜내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LIBRA는 의약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의약관계자에게는 처방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일반인들에게는 항생제를 복용해야하는지 아닌지 그 타당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현재 진행중인 LIBRA활동으로는 1)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를 위한 증강 가이드 2)인터넷 사이트(www.librainitiative.com)운영 3)WHO 등 제3의 기구, 학회와 협조 4)내성실태조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