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 안암병원 성형외과 구 상 환

국내에서도 조만간 유럽과 미국에서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는 듀타스테라이드가 시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듀타스테라이드가 오픈라벨 용도인 발모제로 처방될 경우 충분한 고려와 환자 상태에 맞춰 조심스럽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떤 약을 오프라벨(Off-label)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FDA와 같은 공인 기구에서 인증 받은 대로 라벨에 표시된 효능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로 레타닐 (Retin-A, tretinoin) 외용 연고의 경우 FDA에서는 이 약이 여드름 치료제로서만 인증되어 있으나 실제로 많은 피부과나 성형외과 의사들이 박피술의 전-후처치용으로, 색소 변환 교정용으로, 또는 미녹시딜과 함께 발모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외국의 경우 피부과의사 중심으로 처방 증가
1년 이상 사용하면 프로페시아와 부작용 비슷

현재 발모제로서 미국 FDA의 공인을 받은 약품은 미녹시딜(minoxidil 2%, 5%) 외용액과 프로페시아 (finasteride 1mg) 내복약의 단 두 가지뿐이다.

미녹시딜 외용액은 환자가 하루에 두 번씩 스프레이를 해야 하는 부지런함과 머리카락에 남는 끈적거림 등의 불편함을 요구하는 단점이 있지만 피부 부작용 외에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반면, 프로페시아 내복약은 성기능 감소에 관련된 부작용이 있으나 미녹시딜에 비해 좀 더 나은 효과와 하루에 한 알씩 복용만 하면 되는 편안함으로 점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효과가 좋은 약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에 의해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제로 시판되기 시작한 아보다트 (dutasteride 0.5mg) 내복약을 발모제의 목적으로 인터넷 등을 통하여 미리 구매하여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또한 외국 피부과 의사를 중심으로 경우에 따라 오프라벨 용도로 발모 효과를 위하여 아보다트를 처방하는 예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속칭 대머리로 알려진 안드로겐 탈모증은 반드시 남성호르몬의 작용이 있어야 발생되는 데 남성호르몬인 testosterone을 더욱 강력한 형태인 dihydrotestosterone (DHT)으로 전환에 작용하는 5-reductase 효소를 차단하여 남성호르몬의 활성도를 떨어뜨림으로써 탈모 진행이 억제되어 발모 효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약이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이다.

남성 호르몬의 활성 떨어뜨려 탈모진행 억제
발모 효과는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

5-reductase 효소에는 I 형과 II 형의 두 가지가 있으며, 이 중 I 형은 주로 피부와 피지선조직에, II 형은 주로 생식 기관과 모낭조직 등에서 작용하고 탈모증에는 II 형이 주로 관여하나 I 형도 일부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II 형 5-reductase 효소 만을 차단하는 작용이 있는 프로페시아에 비해 아보다트는 I, II 형 모두에게 작용하기 때문에 아보다트의 안드로겐 탈모증에 대한 오프 라벨 용도의 처방이 늘고 있다.

듀타스테라이드(dutasteride)는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되어 FDA 승인을 받은 약으로 2002년 후반기부터 미국에서는 아보다트(AvodartTM)라는 이름으로(90알 기준 약 370불) 유럽에서는 아볼브(AvolveTM)라는 이름으로 (90알 기준 약 230 파운드) 시판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는 아보다트의 이름으로 역시 전립선 치료제로서 2003년 12월부터 시판 될 예정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laxoSmithKline)이며 노란색 연질캡슐에 GX CE2라고 빨간 글씨가 표시되어 있고 단위는 캡슐 1정이 듀타스테라이드 0.5mg 이다.

하루에 1회 복용하며 식전, 식후에 상관없이 물 한 컵 가득과 함께 삼키되 씹거나 부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보통 6개월 이상 투여한다.

남성 전용이며 여성과 18세 이하에서는 금기로 되어 있는 데 특히 임산부에서는 남성 태아에 생식기형을 초래할 수 있어 절대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피부로도 흡수가 되기 때문에 접촉조차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심지어 듀타스테라이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임산부가 수혈을 받으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듀타스테라이드 복용자는 약물을 끊은 지 6개월 내에 수혈 공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반드시 주의를 주어야 한다.

듀타스테라이드는 serum PSA 수치를 감소시키는 작용이 있는 데 1개월 사용 시 20%, 3개월 40%, 6개월 이상 사용 시 50%를 감소시키므로 전립선암 검사를 위하여 serum PSA를 측정할 때 듀타스테라이드 복용자는 이를 감안하여 검사치를 대략 2배 정도로 계산하여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듀타스테라이드의 발모 효과 연구에 의하면 피나스테라이드 5mg 사용 시 단위 면적 당 72개의 모발이 증가될 때 듀타스테라이드 0.5mg의 경우 96개의 모발 증가 (약 1.33배)를 나타내고, 듀타스테라이드 2.5mg의 경우 108개의 모발 증가 (약 1.5배)를 나타낸다고 하며, 프로페시아와 같은 정도의 발모 효과는 듀타스테라이드 0.125mg과 비슷하다고 하므로 일반적으로 아보다트의 발모 효과가 프로페시아 보다 30% 정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대표적 오프 라벨 용도로서 발모제로 사용되는 약물이 프로스카(finasteride 5mg, ProscarTM)이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중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프로스카는 프로페시아와 같은 성분이나 용량이 5배 큰 약이므로 프로페시아와 비슷한 크기로 나누어 먹게 함으로써 발모제로 종종 처방되는 약물이다.

프로스카를 나누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프로페시아에 비해 발모 효과가 증가하지 않는 대신 부작용의 비율만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사용이 잘 안 되지만, 일부 폐경기가 지난 여성과 프로페시아로는 별 효과가 안 나타나는 55세 이상 고령의 탈모증 환자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프로페시아의 경우 DHT를 55% 차단하는 효과가 있으며, 프로스카의 경우 70%, 아보다트의 경우 94% 차단하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 효과가 이에 비례하며 부작용의 비율도 비례한다. (표 참조)

아보다트는 프로페시아에 비해 더욱 강력한 차단 작용 외에 반감기가 더 길기 때문에 (5주 : 5-6시간) 부작용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나 1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 비율이 프로페시아와 비슷한 정도로 감소된다.

일부에서 최대한의 발모 효과를 얻기 위하여 듀타스테라이드 2.5mg을 복용하는 시도가 있는 데 용량이 커진 만큼 발모 효과가 증가하더라도 부작용의 발생 비율 또한 상당히 증가할 것이므로 일반적인 경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보다트는 발모제 용도로 승인을 얻기 위하여 2상 검사까지 완료된 상태이며 3상 검사를 2003년 3월에 시작하여 FDA 승인을 2006년경 받을 예정으로 추진하였으나 3상 검사의 의학적 리서치와 검사의 일관성을 위하여 연기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재개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 아보다트가 국내에 시판되기 시작하면 발모제로서의 처방 요구가 늘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경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환자 상태에 맞추어 조심스럽게 처리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