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들의 cGMP(우수의약품 품질관리기준) 추진이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순조롭게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중순 국무조정실 산하 의료선진화위원회가 오는 2010년까지 cGMP제도를 도입한다는 발표에 제약사들은 시간부족, 비용부족, 효율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옛말처럼 이제는 스스로 앞서서 실천에 옮기고 있다. 현재는 cGMP가 품목별로 이뤄지는 만큼 수출 주력품목에 대해 적극적인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cGMP 준비 업체의 상황은 전략적으로 대미 수출품목을 정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들로 크게 대별된다. 아무래도 수출품목을 정한 업체들의 계획이 좀 더 구체적이다.

현재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는 LG생명과학. 팩티브와 벨트로핀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cGMP 인증을 획득한 상태인데다 지금은 인성장호르몬인 디클라제를 출시하기 위해 추가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전북 익산에 완공한 공장은 美FDA 및 EU-GMP 기준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추가 인증에 큰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국산신약의 가능성을 제시한 레바넥스를 제조하는 유한양행도 미국과 유럽 시장을 두드리기 위해 cGMP 인증에 집중투자를 하고 있다.

진행도 순조로와 지난해 완공한 오창공장이 설계서부터 제조설비 이전공사까지 cGMP 수준을 만족하고 있어 현재 진행률은 90%를 넘어섰다.

중외제약은 이미페넴을 미국 등에 수출할 목적으로 오는 2008년 cGMP 인증을 받겠다는 구체적인 스케줄까지 짜놓았다. 여기에 현금도 확보했다.

최근 화성공장 매각대금인 600억원은 향후 추진계획을 보면서 수액제 등 추가인증을 위해 쓰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수출품목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cGMP를 대비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한미의 경우 미국수출 품목의 첫제품이 세파계 항생제가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위한 투자를 매년 늘리고 있다.

아시아권 수출에 활발한 동아제약도 스티렌과 자이데나가 대미 수출품목으로 유력한 만큼 현재 활발하게 cGMP를 추진 중이다. 진행률은 약 80%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 6월경 충주에 새로운 공장을 완공하는 동화약품공업은 아직 전략적인 품목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기반시설확보를 계기로 품목선정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오는 2009년 인증제도가 도입이 될 경우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미FTA협상에 따른 시장개방에도 어느 정도 대비를 마친 상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업체들이 cGMP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앞으로 많은 한국산 의약품이 미국시장에 진출해 우수성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밝혀, 의약품 수출의 첫걸음은 이미 내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