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장동익 회장의 금품로비 의혹 여파가 연말 대선을 겨냥한 의사단체들의 정치세력화 움직임에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의원들이 ‘혹여나 의심을 받을까’하는 노파심에 의사 만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

국회 관계자는 “금품로비 의혹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국회의원들이 로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놨다”면서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라도 의원들은 의사 만나기를 꺼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인의 특성 상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해석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실제 곱지 않은 상황이다.

금품로비 의혹 사건이 보도된 뒤 시민단체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돈을 준 의사들이나 그 돈을 받아먹은 정치인 둘 다 사회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는 공통된 인식이 깔리면서 진상규명 촉구 운동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여론이 등을 돌린 것은 의사단체들의 정치세력화 움직임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이익단체로서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도덕성까지 의심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은 증인으로 참석한 장동익 회장에게 “의사들이 정치세력화를 꾀한다는 것이 도덕적이나 국민 정서를 고려했을 때 바람직하냐”고 질타했다.


국회 관계자는 “후원도 좋지만 현재로서는 의료계의 주장을 정당 공약에 넣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면서 의사단체 후원의 역풍을 우려했다.


특히 검찰 수사는 물론 특검법 발의 주장까지 고개를 드는 등 파문이 쉽게 잠재워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이같은 분위기가 연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은 의사들의 정치세력화 전략에 있어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된다.


의협 핵심 관계자는 “현안 법안 처리는 물론 향후 정책에 있어 누가 의협을 도아주려고 나서겠냐”면서 “현재로서는 대응책도 제대로 생각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대학 교수도 “그렇지 않아도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의사 사회는 더욱 고립될 것”이라면서 “돈으로 정치권을 움직이려 한다는 이미지가 굳혀 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의사들은 한국의사회나 뉴라이트의사연합 등을 구성해 이미 정치권에서의 의료계 영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며 최근 들어 부산시의사회는 ‘정치력강화위원회’까지 구성해 정치세력화를 천명한 바 있다. /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