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에게 금품로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KBS 9시 뉴스는 장동익 회장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돈 로비를 펼치고 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은 지난달 31일 강원도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원들이 회비 사용처가 불분명한 돈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장 회원이 이에 대한 해명으로 로비 사실을 밝힌 내용이다.

당시 장 회장은 비공개를 전제로 한다며 모든 기자들을 회의장에서 물러나게 했다. 이번에 보도된 녹취록은 회의장에 있던 한 회원이 촬영한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장 회장은 국회의원에 수백만원씩 정기적으로 주고 있다.

장 회장은 회장단의 활동을 설명하면서 “열린우리당 1명, 한나라당 2명 등 국회의원 3명한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 쓰고 있다. 이 사실을 어떻게 이야기 하냐, 기자들 앞에서”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연말정산과 관련한 대체법안 발의 대가로 모 의원에게 1천만원을 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 국회의원이 의협에 유리하도록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했는데 맨 입으로 돼냐, 1000만원을 현찰로도 줬다”고 했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보좌관과 복지부 공무원도 집중 로비 대상이었다.

장 회장은 “술을 먹여서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 9명을 완전히 우리 사람으로 만들었다”면서 “복지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골프 접대하고 거마비도 집어 줬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장 회장은 국회와의 유대 관계를 설명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특정의원에게 돈을 준 것이 아니라 법안 소위에 있는 의원들에게 식사 대접 등을 한 비용을 합한 것이 600만원이며, 연말정산과 관련된 1000만원은 의협뿐 아니라 치협, 한의협 등 3개 단체가 제공한 것으로 영수증까지 받은 정치자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비공개를 전제로 한 발언이 보도된 것에 대해 당혹스런 모습이다.

의협 한 관계자는 “회비 사용과 관련해 회원만을 위한 설명이었다”면서“이를 촬영해 언론에 제보한 회원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