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암·희귀병 약제도 경쟁품 출시, 향후 매출 “시장규모 작아 감소될 것”
“장기적으로는 시장 확대” 다양한 반응


그동안 경쟁품이 없었다는 이유로 독점적 시장의 꿀맛을 누려왔던 주요 의약품들의 독주생활이 서서히 마감된다. 올해부터 이들을 시기해온 제약사들의 본격적인 질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사실상의 독주를 해온 제품은 GSK의 B간염치료제 제픽스, 금연치료제 웰부트린, 노바티스의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한국쉐링의 폐동맥 고혈압치료제 벤타비스 등이다. 이들은 수년간 경쟁약품이 없어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왔지만 지금은 경쟁품이 출시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B형 간염 치료제. 지난 2000년 출시돼 B형간염 환자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제픽스는 7년간의 장기집권(?)을 끝내고 앞으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한 평가를 받아야한다. 당장은 바라쿠르드와 하반기부터는 세비보와 경쟁을 해야 하는 절대 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비교적 오랫동안 독주를 할 수 있던 암 치료제 시장도 경쟁품이 나오면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백혈병 환자의 ‘유일한 치료제’, ‘마지막 희망’으로 불렸던 글리벡도 스프라이셀이라는 경쟁품이 출시되면서 일부 수식어를 고쳐야 하는 상황이다.

희귀병 치료제라고 해서 이러한 경쟁대열에서 열외되는 경우도 없어지고 있다. 국내 유일했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벤타비스도 한독약품의 트리클리어가 출시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병은 희귀한데 약은 희귀하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차 적응증으로 금연치료 적응증을 갖고 있는 웰부트린 역시 하반기부터 챔픽스가 나오면서 독주가 깨질 조짐이다.

이러한 제약사들의 질투는 외산, 토종을 가리지 않는다. 하반기부터 SK케미컬의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가 출시되면 동아제약의 토종 발기부전 자이데나도 ‘유일한 토종 발기치료제’라는 수식어도 더 이상 가질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시장매출의 규모와는 무관하게 약이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는 부정론과 긍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부정론은 매출 규모가 크지도 않는데 경쟁 약물까지 나오게 되면 더욱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반면 긍정론은 매출 저하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잇따른 경쟁품 출시를 반기고 있다. 경쟁제품이 출시되면 당장 매출성장률이 주춤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이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